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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국밥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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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4회 작성일 19-12-27 07:01

본문

포구 국밥집에서

 

허파 한 점

고춧가루 소금에다 찍고

잠이 덜 깨인 아침영혼에 막걸리 사발을 붓는다

목을 타고 돌돌돌 넘어가는 소리가 정겹다

 

갈매기 세 마리 고깃뱃전에 앉아

바다에 포근히 내리는 눈발을 구경하고 있다

김서린 창밖에

잊어야 하는 얼굴들이 기웃거린다

살아야 할 이유가 또하나 있다면

굵은 눈발이 내리는 오늘 같은 해장을 못잊어서다

 

옆좌석에 앉은 영감

옛생각하는지 눈감고 가득찬 잔만 쥐고 있다

내 잔에도 막걸리 한 잔을 더 따루고

주머니를 뒤지다가 마음놓고 국밥 한그릇을 시킨다

 

밤새 설설 끓던 뿌연 뼛물에

새우젓과 큼직한 깍두기와 함께 토렴한 뚝배기가 온다

파랗게 썰린 파절이위에 빨간 양념장을 놓는다

우리 어메 가슴에 달아드린 카네이션 닮았다

 

해장에 취하면 부모도 몰라본다드라

저멀리 어머니가 보인다

머리에 긴 목도리 두르고 오신다

발이 풍풍 눈에 빠져도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 늙은 아들보러 한발 한발 세며 오신다

 

내 앞자리에 빈 의자를 하나 끌어당겨 놓는다

죽일 놈의 눈발이 세져 어머니가 점점 안보인다

이놈의 고추가 왜이리 맵노 참내 눈물이 다 나네

국밥집 아줌마가 나를 힘끔 돌아다본다

포구에 눈은 쌓여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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