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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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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맥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9회 작성일 20-05-10 07:58

본문

팬데믹

 

 

 

먼 숲에서 종말의 예언이 날아들었다

울을 쳐서 자유를 가두고

허기를 길들여 복종을 강요했으므로

별난 식탐을 위해 날뛰는 칼날을 거두지 못했으므로,

건강한 몸을 골라 숙주로 기생하며 세력을 뻗어나갔다

호흡을 따라서

손길, 발길을 좇아

닿을 수 있는 모든 빛과 어둠의 거처로,

마을과 도시로 국가로 전 세계로

두통과 복통을 일으켰으며

가슴을 쥐어뜯고

무덤까지 끌고 갔다

거대한 공동묘지가 도처에 생겨났다

다정을 원치 않았으므로

웃음을 허락하지 않았고

침묵을 세뇌시켜

마주할 수 없는 거리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뿔뿔히 흩어졌고

경계와 의심으로 서로를 불신했다

타인이 두려워진 사람들은 복면을 하고 다녔다

들썩이던 거리는 무거운 정적으로 뒤덮였고

사랑과 축제의 날들은 고립의 시간을 살기 시작했다

학교와 관공서가 문을 닫고

가게와 공장이 폐쇄되었다

식료품은 바닥나고

텅 빈 광장과 시장과 거리

함께 외치던 구호와 함성

정의를 다짐하던 주먹이 사라졌다

비난과 독설이 난무하고

무거운 형벌과 추방의 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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