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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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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4회 작성일 20-05-25 20:08

본문

마스크 도시

구부정한 강변북로의 새벽 허리춤에
맹금류의 송곳니가 한 움큼 날아든다

천년을 지켜온 북한산 둘레길 정수리를
태초의 빅뱅 분열이 낳은 여의나루 밤섬
젖꼭지를 깨물어먹는 검은 실핏줄의 음모

한 올의 양생이라도 붙잡으려고
진 물 단 물 다 빠진 호흡이나마
그저 붙잡고 구걸하려고
이 도시의 호모 사피엔스는
두개골을 쪼개 뽑은 뇌수 넝쿨 더미로
바이러스의 파상공세를 버텨내고

무저항은 최대의 자기방어
발정기의 마운틴 고릴라 수컷이 선택한
최후의 포효라면서
애써 항변하는 원시 염색체들의 혼돈

고층 빌딩 숲속 오솔길마다
회색 아스팔트의 입술에 켜켜이 덧씌워진
검붉은 숨비 소리들의 총총한 발걸음 위에서
무채색 공포에 길들여진 백색 무늬 물결들의
어룽진 발자국 발자국들

한강의 소실점
올림픽 도로의 서쪽 바다에 초록 비 내리는 날
백색 장막은 먹장구름 속에서 절명할 것인데
그리하여
술 취한 천년 고도의 뒷골목을 오롯이 비추는
저기 저 은하 샛별처럼
그날의 반짝거림은 파릇파릇
다시 일어설 것인데

K9 마스크 항체에  
길들여진 이 도시의 죽음도
이제 곧 기지개를 펴고 들이닥칠 것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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