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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고양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74회 작성일 20-06-30 12:41

본문

    노란 고양이

                                

겨울 산 잔등을 넘는 해는

서쪽 하늘만 물들일 뿐

더 이상 대웅전 댓돌을 데우지 못했다

 

평생 절집을 지킨 댓돌은

낮 동안 차곡차곡 해를 말려 붙였다

바람이 풀칠을 해주었다

풀칠이 강할수록 둘이었던 발자국은 선명했다


고양이는 그 옆에서 입맛만 다셨다

건조한 목탁소리는 대웅전을 넘지 못한 지 오래다

된바람이 지나간 빈 신발에

노란 국화향이 금방 피었다 졌다

 

햇빛 강한 날일수록 밤은 한층 더 깊었다

댓돌은 한꺼번에 해를 내어주는 대신

밤의 모두에게 한 장씩 떼어 주었다


댓돌이 야위어 가는 것을 고양이만 알고 있었다

새벽 대웅전을 나서는 혼자인 그림자 무게조차

당치 못하고, 둘을 기억하는 댓돌은

명치 밟힌 소리를 토했다


그 소리에 낮을 받아먹으며 졸고 있던 고양이가

산으로 갔다 어둠 사이로 묵직한 배가 보였다

      

고양이가 떠난 자리에서 웅크리고 있던

그림자 하나가 서쪽으로 길을 나섰다

발자국마다 고양이가 노랗게 가르랑 거렸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절에서 뛰어다니던 생각이 나네요.
댓돌에 엎드려 졸고 있는 고양이를 보곤 했는데...
곳곳 표현도 좋고, 시를 감상하며서 엄숙해 지는 느낌이 드네요.
평화로운 절의 풍경이  떠오르게 되네요.ㅎㅎ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대최국 시인님.

대최국님의 댓글

profile_image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양이 소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소 시인님의 작품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더 많이 배우겠습니다.

다시한 번 고양이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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