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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점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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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차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6회 작성일 20-07-13 21:53

본문

시골 店房에서 차 령

 

휴일, 핸들을 잡고 무작정 길을 떠난다

 

한참을 달려가는데 시골 한적한 곳에

은둔한 40살 된 마을로 가는 길은

붉은 살갗 가슴팍에 바위를 품고 있다.

 

과거로 거슬러 간 끝자락에는

오래된 店房하나 꾸벅꾸벅 졸고 있다

店房 , 허술한 나무 매대 위에서는

과자 봉지들이 한가로이 나뒹굴고

상자들은 벽에 편히 기대고 앉아있다

 

상자 속에서는

유통기한 없는 삶들이

실직자처럼 순번을 기다리고

무거워진 시간에 눌려 삐져나온 하품은

세월로 굳어 벽면에 희미한 이력으로 쌓였다

 

소주병이 들어 있는 상자가 발끝에 채이자

병 속에 소주가 바다처럼 일렁거리며

바닥에는, 벽에서 떨려나온 시간이

먼지처럼 흩어져 세월을 굴리고

폐기될 과거를 기억하고 또 기억한다

 

공장에서 툭- 떨어져 나와 박히는 곳

그들에게는 이곳이 지구의 전부

작은 지구 위에 갇혀 있지만

깃털 하나에 젖어 드는

생존의 무게로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처 떠나지 못한 어느 화려한 봄날이

뜨거운 여름 햇살 피해 스민 이곳에서

찰나의 시간을 부여잡고

과거로의 여행을 갈무리 할 무렵,


백발노인이 흑백사진을 인화하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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