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나리꽃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흰나리꽃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670회 작성일 20-07-30 00:33

본문





밤은 늘 새하얬다. 문을 닫아 놓아도 어느새 차가운 물결이 방안으로 밀려들어오는 것이었다.  


익사체 한 구가 밀려들어오는 일도 있었다. 내 방의 전등불은 흐릿해서, 익사체가 전구 안으로 들어가 수많은 색채와 음향으로 전이되어 가는 일도 있었다.


그날 밤은 침대에 누워 천장 바깥 검은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천장에 둥둥 떠있던 익사체 한 구가 날 바라본다. 아무리 해도 시가 쓰여지지 않는 밤이었다.  


흰나리꽃 바스라지는 깊은 인후 안에 보랏빛 손톱이 모두 빠졌다. 모호한 황홀이 익사체의 뺨을 길게 가르고 이어져, 하얀 이가 드러난 입술 크게 벌려진 검붉은 혀에 닿아 있었다. 


"넌 나와 닮았어." 익사체는 입술을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속삭였다. "마치 쌍생아처럼." 내가 들어앉은 투명한 것 안에는, 언어라는 것이 없었다. 


익사체의 얼굴은 새하얀 화석처럼 무표정했다. 그는 뜨겁기도 했다. 


그는 빈 풍선처럼 공허한 내 안에 시취를 불어넣는 것이었다. 


그는 수면에 떠 있었다. 아무리 해도 우주를 향해 올라갈 수 없고, 아무리 해도 내가 있는 이 수심까지 내려올 수 없는. 그 유리판처럼 얇은 경계가 그를 이루고 있었다. 


멀리서 사슴이 우는 생황 소리가 들려왔다.   


"초여름에 피어나 절정을 향해 질주하다가 절정에 닿기 직전에 시들어버린다." 익사체가 멀리 떠내려가 버리자, 나는 이 싯구가 떠올랐다. 


"절정을 향해 질주하다가 절정에 닿기 직전 팔다리부터 떨어져버린다." "모가지가 떨어져버린다." 전등불이 깨어난 듯 깜박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눈을 떠보니, 어둔 방은 그저 고요했다. 달빛 비치는 책상 위에 물 묻은 흰나리꽃 하나가 놓여있을 뿐이었다.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원하게 사정을 하고도 돌아누워 담배를 꼬나무는 행위는 만족감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갈망일까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의 숨은 뒷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심적 상황에  따라서 대상이나 관점이  달리 보일 수도.. 누군가는 그런것을 양면성이라고 말하기도 하든데요.  이 시를 감상하고  혼자만의 생각이오니 괘념치 마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해석되겠구나 하는 그런 요소는 일부러 배제해 버리려고 하였습니다. 익사체와의 긴 대화같은 것을 집어넣고 싶었는데, 설득력이 없더군요. 그래서 압축을 했습니다. 익사체와의 대화는 다른 시로 써볼 생각입니다. 그 시에서는 날건달님이 말씀하신 것들이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는 원래 언젠가 정원에 가서 꽃을 보았을 때 떠오른 다음 시를 발전시킨 것입니다. 위의 시는 직접적인 감정을 적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아래 시는 당시 느꼈던 감상을 그대로 적고 있습니다. 


새하얀 밤이었습니다. 나는 새하얀 페인트가 칠해진 담장 따라
걸어갔습니다. 담장은 가다 허물어진 곳이 있었고
외계어로 쓰여진 낙서가 군데군데 있었습니다. 


나는 이국의 정원에
서 있었습니다. 장미꽃 한 송이를 보고 있었습니다.

내 모국에서 온 장미는, 그러나,
다른 장미들로부터 떨어져 피어 있었습니다.

내가 그 선홍빛 살결을 뚫어지게 바라보자,
장미가 내게 말했습니다.

"너는 나와 닮았어."

"너는 나와 닮았어. 마치 쌍생아처럼."

내가 장미를 바라본다 생각했지만
사실은 장미가 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장미의 목소리는 여전히 선홍빛이었지만
어쩐지 쉰 듯도 들렸습니다.

"여름은 짧아. 나는 초여름에 태어나 절정 속에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지."

"그리고 늦봄에 죽어버리는 거야."

"늦봄에 다시 와줘요. 이 부엽토 위 여기저기에 흩어진 내 뼈를 주우러."

Total 40,982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3-20
4098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 01:36
40980 힐링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0:25
40979 일미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00:04
40978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4-28
40977 안개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4-28
40976
조깅 새글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8
40975
딸기꽃 새글 댓글+ 1
토끼인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8
40974
환상의 아침 새글 댓글+ 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8
40973
내 입술의 말 새글 댓글+ 2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28
4097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4-28
40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7
40970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7
40969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7
40968 토끼인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7
40967
고장 난 지퍼 댓글+ 10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27
4096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7
40965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7
4096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7
40963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7
40962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7
40961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6
40960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6
40959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6
40958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6
4095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4-26
40956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6
4095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6
40954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6
40953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6
40952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5
40951 고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5
40950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4-25
4094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5
40948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5
40947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4-25
40946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5
40945 덤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5
4094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5
40943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4-25
40942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5
40941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4
40940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4
4093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4
40938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4
40937 손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4
40936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4
40935
궁금증 댓글+ 2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24
4093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4-24
4093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4
409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4
40931 이정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4-24
40930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3
40929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3
40928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4-23
40927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3
40926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4-23
40925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3
4092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3
40923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23
40922 덤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23
40921
이 멋진 밤에 댓글+ 1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4-23
40920
햄버거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23
40919
은하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2
40918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2
40917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2
40916 신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22
40915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2
4091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22
40913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