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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린어(光鱗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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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4회 작성일 20-08-10 01:48

본문

한 낡은 어촌의 저녁 시간에 나는
어느 노부(老夫)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탄식하듯 읊기를
광린어라는 이름의 물고기를 뉘 아는가!

눈부시게 빛나는 비늘을 가진 물고기가
해수면에서만 표표히 떠다니면서
아득히 깊은 저 심해에 가지 않는 이유는
비늘의 빛이 바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수압이 제 몸과 껍질을 망친다며
결코 시선을 아래로 내리려 들지 않았다
햇볕이 사납게 쪼아대는 얕은 암초와
간혹 패인 바닷물 웅덩이에서조차도

이렇듯 그는 자기의 빛을 너무 사랑했지만
일개 생선이 되어 밥상에 올라오고 말았다
당연히 구워서 나왔으니 빛이 날 리도 없고
부들부들한 살만 멍청하리만치 두터웠다

"눈이 어두운 이 늙은이조차 갯바위에만 가면
만선조차 부질없을 짭짤한 손맛을 본다네
심가 청이는 괜히 몸을 던진 꼴이 아니겠나?
제 아비를 예까지 데리고만 왔더라면……."

노부는 그 생선의 다른 이름을 알려주었다

제 빛의 출처를 모르니 부지양(不知陽)
얕게 깔린 물에만 사니 천저생(淺底生)
물 빠시면 잡는 놈이니 출조포(出潮捕)
소경도 눈을 뜨게 하니 치맹선(治盲鮮)
잡힌 다음에도 구태여 비늘을 논하겠는가
광린이라도 죽어서까지 가치가 있지는 않네

나는 말없이 젓가락만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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