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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3회 작성일 20-09-20 20:46

본문

빗물 불은 돌확에 물동전 번져가는 늦은 여름 오후,

댓돌 위에 놓인 가락신 한 짝을 끌어다가

이끼 낀 돌 기단 끝에 깔고 앉아 담배를 피운다.


오랜 식당일에 골병이 들어 아내는 무릎에 뜸불을 놓는데

나는 어디가 아파서 불 붙인 연초를 입에 물고 뜸을 뜨는 것인지,

한 달에 세 번 쉬는 아내는 쉬는 날마다 뜸지기를 켜는데

이 긴 장마에 비오는 날 마다 쉬는 나는 앉으나 서나 뜸질이다.


아내의 몸에 고여있던 냉기와 어혈을 머금고도

아내의 무릎에서 피어나는 쑥 연기는 어찌 그리 좋은지,

경식이 처는 버릴 것이 없다더니,


타는 쑥봉 연기가 구시렁구시렁 방충망을 넘어오고

샤프란 너무 흰 꽃을 흔들어 놓고  어디론가 날아가던 호랑나비가

일부러 크게 훅 뱉은 담배 연기에 놀라 김흥국처럼 비틀거린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9-21 12:25:0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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