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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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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3회 작성일 20-08-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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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羅



1.

내가 어릴 적 살던 동네는 언덕으로부터 아주 낮은 자리에 웅크리고 있었다. 한여름 장마만 되면 수해가 잦았다. 어느 여름인가 콸콸 쏟아지는 물벼락에 지붕이며 담이며 차며 다 떠내려갔다. 파랗게 질린 아이는 울지도 못하고 수탉이 대신 울부짖었다. 날개가 젖어 천근만근 무거웠다. 그때 개 한마리가 성난 물길에 휩쓸려 멀리 멀리 떠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버둥치지도 않고 체념하듯 두 눈을 감고서 물길 위로 간신히 떠있다가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하면서. 그 개가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지금까지도 알지 못한다. 



2. 

중심으로 갈수록 광휘가 점점 더 짙어지더니 아우성 가까운 것으로 변한다. 투명한 유리잔 안에 내 손톱이 하나 둘 가라앉는다. 빈 집이었고 정원을 지키던 한 그루 후박나무의 여주인은 풍향계에 앉은 수탉의 목을 딴 다음 피를 받아 거기 세수하였다.


황금을 덕지덕지 쳐바른 불꽃이었다. 세숫대야의 체온이 높아진다. 물 안에서 폭발음이 들려온다. 이렇게 유년의 가파른 길을 걸어올라가자면 아카시꽃들이 질식하여 몸부림치는 그 황홀을 견뎌내야했다. 

한밤중 강변에서 전등불 희미한 곳만 골라딛고오자면 물을 뚝뚝 듣으며 익사한 누이동생이 날 따라왔다. 황막한 땅일수록 검푸른 쑥은 더 잘 자란다.    

어제 우리집 개가 새끼 한마리를 사산하였다. 태아의 머리는 복숭아만해서 몸통보다도 머리가 더 컸다고 한다. 어미개와 갓 태어난 어린것들이 모여서 땅 위에 흐르는 뇌수를 핥아먹었다고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8-26 08:57:2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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