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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가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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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9회 작성일 20-01-21 06:09

본문

 

    여름과 가을 사이

 


              

빨래가 비를 맞고 있다

낯선 바다에 기차가 들어온다

숲은 열리고 창이 닫히고

어깨가 무너진 빨래가 흠뻑

연기 없는 불꽃으로 젖는 동안

정작 숨 가쁘게 달아오르는 건 주변의

눈들이다 입들이다

빨래는 비를 피할 수 있었을까

비는 빨래를 비켜 갈 수 있었을까

울고 싶은데 마침 뺨을 맞았을까

들판에 초록은 미칠 듯 싱그럽고

신발장에 신발들은 먼지 한 올 없이 가지런한데

비가 그치면

빨래는 다시 그 자리에서 뽀송히

마를 것이다

창문들이 열리고 시린 시선들이 창곁을

떠나가면

그뿐   

 

이겠지만  

  

마른 옷 깊숙이 배인 그 비 냄새

벗어 걸어두어도 영영 지워지지 않는다  

  

누가 오고 있나

끝끝내 허공을 움켜쥐고 있던 빈 빨랫줄 가녀린 흔들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1-22 15:58:4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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