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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27회 작성일 19-10-10 15:59

본문



목줄이 확 당겨져 텅텅 소리가 나도록

삼백육십도가 삼백육십개의 틈인듯,

묶인 자리를 돌아본 개는 안다

떨어진 나뭇잎이 처음엔 코를 바닥에 박고

주변을 살피다 점점 달리고 구르고

꼭 저 같은 녀석들을 만나 몰려 다니는 이유를

앙상하게 갈비뼈가 드러나고

눈이 퀭한, 행색이 말이 아닌 나뭇잎들이

배고픈 줄도 모르고 바람을 타고 쏘다니다

발길에 차이고 차에 치이고, 재수 없으면

붙들려서 묵은 독백을 사료처럼 씹으며

어느 가을 밤을 지켜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옛집을 피해 멀리 더 멀리 도망치는 이유를

가끔씩 목줄이 풀려본 개들은 안다

사실은  개들이 전봇대에 나 붙은

사진을 보고도 집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갓 집을 나온 개가 한 쪽 다리를 들고

나무 밑동에 갈기는 결기를 마시고

사방으로 잎자루를 비틀어 보던 나뭇잎은 안다

개농장에서 한꺼번에 풀려난 개떼들이

죽을 똥 살 똥 무작정 달려가는 곳을,



​그래서

어릴 때 매었던 목줄이 끼여서

목이 터지고 피고름이 흘러도

사람에게서 도망치다 죽은 개를

나뭇잎들이 묻어주는 것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0-14 10:05:4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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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봇대의 전단지가 팍 끌리는 것입니다
아 좋네요
개와 사료와 나뭇잎은 같은 처지로 삼백육십의 날들과
틈에서 빙빙돌다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가을에 쓸쓸함이
쓸쓸함을 덮어주는 낙옆들
정말 좋네요
싣딛나무 시인님^^
행복한 오후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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