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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똥나무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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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96회 작성일 19-05-16 09:20

본문

쥐똥나무울타리

 

  그 곁을 지나다녔다. 웃자란 가지들 쓰다듬으며 저 아래 비집고 올라오는 새잎들에 눈을 맞췄다. 짐짓 푸르게 길을 가면서 단단한 사유 하나 떠오르길 기대했다. 홈통에 새침하게 놓인 테니스공을 되던져주며 상징을 생각했고 주변에 버려진 자잘한 쓰레기들을 보며 은유를 생각했다. 생쥐처럼머리를 굴려 쥐똥 같은생각들을, 구름하늘에 뭉치기도 했고 흩어버리기도 했다. 어떤 날은 햇살이 좋아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고 싶었는데-

허물어진 가시철조망 아래 도사린 고양이와 떡하니 마주쳤을 때는, 나는 내 안의 눈부신 시어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아, 실실 웃음을 흘리기도 했다. 어느새 은행나무는 골똘한 생각들을 추스르기 시작했고, 플라타너스는 울타리 안에서 저 혼자 바람에 살랑거렸다. 쥐똥처럼 시가 써지지 않는 날들이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5-19 10:28:1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유로 이루어진 집이 시라고 하는데, 참 어려운 것이라 생각됩니다. 나만의 그것이어야 하니까요. '쥐똥'만큼이라도 비유를 얻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생각됩니다. 좋은 인상을 받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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