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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석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0회 작성일 19-06-02 17:37

본문

붉은 장미가 담장 가득 피었다

어제는 작은 몇 송이 피었더니

오늘은 한꺼번에 모두 나와 얼굴을 내밀었네

앙상하던 담장이 푸른 담장이 되고 푸르던 담장이 붉은 담장이 되었다

나의 발은 붉은 꽃길을 걷는다

꽃이 붉은지 내가 붉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도 그런 귀책 따위는 말하지 않는다

나는 길모퉁이를 돌고 짧은 장미 꽃길은 끝이 난다

먼지가 날리는 보도블록 ,따가운 햇볕을 받은 아스팔트 냄새가 두 다리를 기어오른다

멀리 나의 일터가 보인다

내 남은 생을 줄이려 애써 발걸음에 속력을 가해본다

오고 싶지 않은 길 가고 싶지 않은 길을 걸어간다


꽃을 돌아보았다

꽃은 멀어지고 나도 멀어지고 그렇게 서로 멀어져 갈 즈음

우리는 서로의 해묵은 일상에 갇힌다

퇴근 길 나는 또 다른 얼굴의 같은 꽃을 만나리

포용의 짧은 구간을 만나리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고 또 잊혀지리

이윽고 나는 나의 외로운 병실에서 죽고 장미는 홀로 낙화 되어 죽으리

우리가 죽은 도시에는 지금처럼 먼지바람이 불어오리라

햇살은 뜨겁고 장미꽃은 피어나고

나 아닌 나는 또 이 거리를 걸어 모퉁이를 돌아가리

아무도 무의미한 반복을 인정하지 않으리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6-04 09:42:2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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