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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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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02회 작성일 19-04-15 00:03

본문

골목의 지문

아무르박

파르르 떠는소리에

전깃줄을 묶어놓은 투명 테이프를 본다

220V에 감전이라도 된 걸까

이 골목을 떠난 사람과

이 골목에 이삿짐을 풀어놓은 사람의 시기를

바람이 추리하고 있다

사다리차는 친절하다

투명 테이프를 뜯지 않았다

꽃잎 떨어지는 나무의 곡비소리, 어느 이는 봄바람이다

케이블티브이, 인터넷, 시시티브이, 전화선

새로운 약정이 골목에 입성했다

거미줄 같은 기억이 편리한 건 떠난 사람을 빨리 잊는다

새벽에 한 번, 저물녘에 또 한 번

고물을 줍는 사람이 다르다

이삿짐을 푸는 사람보다 버리고 가는 사람에게 점수가 후하기 마련이다

떡집이 다녀갔다

흙먼지 폴폴 날리던 화단에 꽃을 심었다

눈길을 피하던 골목에 환한 인사가 지나간다

어이 테이프, 골목 경기는 어때

말도 말아, 오죽하면 자네한테 테이프를 반 바퀴 풀었겠는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19 15:41:1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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