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아직 손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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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아직 손목이 없다
스펙트럼
나를 골방에 남겨놓고
나는 북으로 향한 녹슨 철로를 걸었어
발길에 체인 무성한 잡초의
재잘거리는 수다를 들으며
하늘을 향하여 두 손을 높이 들고
새하얀 양떼들의 움직임을 느꼈지
기적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동력 끊긴 '종전행 ,평화행' 기차들이
시간의 벽을 넘어
힘차게 달려가고 있었어
내가 내게로 돌아가는
기억의 절반이 날아간 저녁, 도심
송장 놀이에 빠진
아이들은 흔들어도 꿈쩍도 안 해
그럴 때면
기차처럼 호흡하는 '숲'을 불러와서
보물 지도를 펼쳐주면
성냥갑 같은 고층 아파트에서
자동판매기에서 캔 떨어지듯
아이들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지
도심 뒷골목
등 돌리고 멀어져 가는 것이 있어
소리쳐 불러보나 돌아보지 않아
이름을 잊었거나
이름이 없는 사람들이지
네게 부탁이 있어,
누렇게 구겨진 도심 귀퉁이를 찢어
내가 본 모든 것들을, 그 위에
글 색은 평온한 빛
글씨체는 고요체로 그려넣고
얼굴이 창백한 사람들과 검게 탄 사람들
이름이 없는 사람들과 잊은 사람들에게
너의 손으로 전달해 주었으면 좋겠어
내겐 아직 손목이 자라지 않았거든,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탁상에서 연필의 혀로 쓴 글이 아니군요.
직, 간접 체험이 낳은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손목이 다 자라는 날 같이 춤이라도 춰요.
스펙트럼님 시는 참 좋다는,
스펙트럼님의 댓글
동피랑님 다녀가셨네요, 님의 말씀처럼 그런날이 오면
손잡고 같이 춤 춰요^^.
그리고 세 글으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는요^^
매우 덥죠?
저도 퇴원하고 어제 피서왔어요
이제 슬슬 집에 돌아 갈 준비 하고 있어요
더위 잘 피해다니시면서 올 여름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