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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2 겨울 뚝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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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79회 작성일 18-01-07 01:12

본문



절절 끓는 햇살에 배를 지지던 물오리들의 아랫목은 그대로다

비가 오지 않아도 물이 새던 살얼음 지붕에는 밤에도 낮달이 뜨고
헌 솜처럼 무지근한 수빙이 피어올라 헐벗은 풍경을 입혔다

각각 다른 마을을 거느린 뚝방길이 
가끔 두 손을 마주잡듯 줄다리 출렁이며 어린 물살을 키우는,
산을 껴안느라 전답을 껴안느라 돌린 등을 안으며 겹친 굽이들,
눈물로 밑줄을 그어가며 돌린 등의 시름을 읽다 잠이드는
한 길이 되기 위해 한결이 되는 굽이들,
네가 등을 돌리면 내가 껴안고
내가 등을 돌리면 네가 껴안으며 겹치는 굽이들,
길이란 굽이굽이 쓸쓸한 동행으로 지키는 사이다

꽃길만 흘러다니라고,
가닥 가닥 실뿌리에 살을 궤어 피운 꽃들이 억새에 베이고,
하늘 비단, 구름 누비, 무지개 목깃을 박음질하던 비가 멈추고,
이제는 파뿌리가 부서져 갈대가 되고 그 갈대마저 흩어지는 바람결,
미리 수의를 입어보듯 어수선한 첫눈에 덮혀가는 뚝방길에서
이 편에서 저 편을 가로지르는 여윈 강비둘기 한마리,

어린 내가 잠들기를 기다리던 봄날의 강둑
이편에서 저편으로 숨 죽여 건너오던 손짓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11 20:30:2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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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명윤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명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가 등을 돌리면 내가 껴안고
내가 둥을 돌리면 네가 껴안으며/
굽이..라는 이미지와 참 따뜻하게 부합하는  멋진 서술이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공덕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런 느낌  별로 않좋아하는데, 그림에 맞춰 쓰느라고요,
추운 날씨에는 시장 골목 리어카의 오뎅국물 같은 시를 쓰고 싶습니다.
오백원 내고 오뎅 하나 먹으면 몇 잔이라도 마실 수 있는
뜨겁고, 살짝 배까지 부른...

공덕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리 쓰도 제가 쓰고 싶은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오뎅국물처럼 뜨겁고
고무 장갑처럼 뜨거움이나 차가움이나 축축함을
한 겹 건너띄게 만들고

저문 강에 씻는 삽처럼 몸 낮춘 거룩함들을 읽어 내는 시..

백수란 참 좋네요. 시와 백수는 소주와 백수 사이 같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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