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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食肉祭, 정육점의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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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83회 작성일 17-02-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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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食肉祭, 정육점의 불빛

ㅡ 距離 , 먹자골목

 

이 거리를 지나가야만 한다
무섭다

귀밑으로 스쳐가는 비와 바람이 아귀처럼 느껴지는 밤
무서운데
고인 물 사이로 바짓단을 적시며 걸어가는데

겨울비에 푹 젖어서
처량한 나무들의 체취는
눈에 시리고 무서운듯 보였다

음산한 거리가 먹어치운 길들의 질린
표정들을 모아 놓은 듯 수피는 거무튀튀하다

내동댕이쳐진 얼굴들이
이면도로에서 굴러다니며 경적을 울린다

비를 그으며 서 있는
옛집들의 처마 밑 같은 버스정류장
사람들은 하나 둘 자신의 노선에 실려 떠나간다

돌이킬 수 없이 찢기고 갈렸으며
흐물거리는 살점들이 담긴
커다란 접시가 놓인 식탁들이 웃고 있는 거리

누구에게나 지나가야 하는 거리가 있다
무섭지 않은가

정육점 유리진열장 안
고깃덩어리들을 비추고 있는
붉은,

마찬가지로 기억 속에서 꺼지지 않는
붉은, 불빛 몇 점

아드레날린처럼 분비되어 날린다

발목이 없는 나무들은 꼼짝 못하고
피냄새를 맡고 있다

무섭지 않은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27 10:11:1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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