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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의 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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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7회 작성일 16-06-27 13:48

본문

 

하루살이의 장정

 

이영균

 

 

이른 새벽 낯선 손에 이끌려

심판대에 오른 일용직과 생선들

좌판에 가지런히 눕자 몸 위로 덮이는 얼음

파장까지 버티려면 얼음과 결연은 필수다

 

시간이 가자 쌓여있는 좌판의 생선 숫자가 줄듯

시장의 열기로 일용직 인부의 긴장도

얼음의 부피도 조금씩 줄어든다

 

좌판 밑 양푼에 허옇게 풀린 얼음의 눈동자들

한낮이 되자 풀려가는 갈치며 고등어의 희멀건 눈동자들

일의 박차로 일용직들 눈동자도 풀려 가는데

파는 자와 사는 자들의 눈동자는

선별에 더욱 각이 선다

 

하루가 다 가면 얼음과 결연도 일용직 고용도 끝이 난다

결연이 다 하기 전 팔려나가야

생선들은 한 생이 보람으로 끝이 나는 법

팔려나가려면 필사적으로

몸을 세우고 눈을 치켜떠야 한다

 

소수의 나눔으로 서서히 붕괴하는 좌판의 집합체

생성을 떨이하며 퇴근하는 일용직들

저들이 벗어놓고 간 피복과 뒤엉켜

비릿하게 썩어가는 생산의 잔해와 얼음의 사후

향을 피워 추모하듯 하루면 자연사할 하루살이 쫓는다

 

제 생이 다하도록 좌판의 결연 수행하며 죽어간 얼음들

한 시절을 호령했던 도원결의 그들인 양

사후에도 지켜 달라 부탁하는 주인

자꾸만 남은 생선에 얼음의 혼을 끼얹는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7-04 11:38:4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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