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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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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37회 작성일 16-03-05 06:14

본문

통성명

 

부산에서 여진이라는 여인을 만난 적이 있다

파리한 얼굴로 서툰 우리말을 조각조각

맞추고 있는 그녀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장빠이샤를 아냐며 낯선 이름 몇 개를 내어 놓는다

산아래에서 빠른 걸음으로도 반나절은 걸어야

오를 수 잇다는 고향마을을

떠나온 지 7년이 되는 동안

한번도 다녀오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그러는 아즈방은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다

화왕산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우포늪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대답없이 내 눈만 빤히 쳐다본다

그럼 부곡은 아느냐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아이 같은 얼굴로 온천이 좋더라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산아래에 비가 오면 고향마을에는 눈이 온다는데

그렇게 쌓인 눈이 한여름에도 다 녹지를 않는다는데

어서 통일이 되어 손에 손 잡고 우리 땅 밟으며

장빠이샤 고향마을 한 번 다녀오고 싶다는데

나는 그 말이 너무 곱고 맑아서

잔술을 연거푸 받으며 좋다좋다

장단을 맞추어 주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10 18:19:3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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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국인과 소통, 그 내밀한 속 씀씀이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막연한 연민이라면 통속으로 끝날 텐데 아슬아슬 정면으로 뚫고 나가는 모습이 부럽네요. ^^;
그건 장빠이샤, 화왕산, 우포늪, 부곡의 헌신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손성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손성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참 매끄럽게 슬픔을 자아냅니다.
슬픔을 감춘 웃음이 더한 슬픔을 전달하듯이
동족 상잔의 비극 또한 떠올라서
거푸 들이키는 잔술입니다.
잘 감상했어요. 박성우 시인님.^^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회장님~
고향을 그리는 마음은 누구나 같은 가 봅니다.
돈 많이 벌어서 올라가시라고......
마지막 인사를 드렸죠~
올라가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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