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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무 넌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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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원스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344회 작성일 16-02-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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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무 넌 너무해


푸르잖아? 계절의 눈물이 있기에 
잔디밭 위 기억해?  난 다 기억해 
네 번의 계절 모두 사랑했잖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반 
남은 한 번의 반
얼음의 반 폭설의 반 상처의 반 그 겨울의 반 
그렇게 남은 한 번의 반 위로 세 번 반이 쌓이며 덮였어 많이 무거웠어 
겨울이라는 두 음절만이 눈의 무게를 감당했어 
첫눈을 뚫고 내리는 눈물은 겨울의 시작을 그으며 스며들었어 그리고 사라졌어 
눈물이 마르면 기억나지 않았기에
눈물이 말라도 목이 마르지 않았던 거야?
계절이 모두 말라갈 무렵 
따뜻한 바람은 쓸쓸한 옷을 남기고 사라졌어
나락의 시작을 알리는 마지막 단풍이 떨어졌어
애증은 추위에 부딪쳐 빙판길 위로 쓰러졌어
12월은 물음표를 닮아갔어
휘어진 물음표가 팽팽히 펴지고 
안타까움이 끝난 날 딱 한 번 울었지 
한 번 때문에 많이 얼었어  
누군가의 눈사람은 서서히 얼음사람이 되어 갔어
서로 많이 추웠어 
더 이상 눈과 몸을 맴돌아 빠져나가던 우리가 아니었어 
모르기에 멀리 못 보아 아름다웠어
멀리 보지 않고 멀리 가지 않으면 
우리의 청춘은 지지 않을 줄 알았던 거지 

우리 참 한심해 

너무 쉽게 걷힌 너와 나
걷힌 만큼 가둔 너와 나
가둔 만큼 식는 너와 나
서로 많이 깊지도 두텁지도 않았던 불투명의 시야는 
갈수록 좋아지는 시력 탓에 낱낱이 해체되고
바람에 의해 날리는 치마를 새로운 불투명 속으로 날려버리는 

너 정말 신선해 

얼음이 녹으면 죄라고 너는 말하고 
겨울의 가능성 속에서 
한결 자유로운 너는 무죄라고 행동하며 
나를 향했던 남은 기억을 뽑아버리지 잊어버리지 가볍지

너 정말 깨끗해

봄이 왔어
잘 닦여진 처음처럼 가벼운 고운 삽을 
꺼내어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심는 너
그래서 좋아? 식목일
구름 걷히면 나도 다시 한 번 심어주면 안되겠니?

난 나무 넌 너무해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14 09:49:5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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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원스톤님의 댓글

profile_image 원스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정혜님~~ 시가 아닌 긴 글을 올린 것 같아 찝찝하네요 ㅎ
공부라 생각하고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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