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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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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선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57회 작성일 16-01-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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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라면 


가스 불에 냄비를 얹어놓고 깜빡했다 
시간은 나를 팔팔끓이다 못해 넘쳐흘렀다 
넘친건 되돌릴 수 없다는걸 알고 있으니 
무심히 다시 물을 준비한다 
라면처럼 꼬불꼬불 얽힌 내 인생을 반으로 쪼깨 
선반위에 둔다 
다시 기포를 터뜨리며 올라간 수중기가 
뚜껑에서 무수한 눈물을 흘리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TV를 보며 기다리는 시간 
나는 다시 나의 시간을 잊어먹는다 
도착했을땐 사라져버린 불 
하루에 몇 번을 다짐했던가.. 
이렇게 또 하루가 불처럼 사라진다 

시간을 끓인다 
이번엔 넘치는게 싫어 조금만 넣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냄비가 타버렸다
이젠 아무도 나를 끓이지도 찾지도 않았다 

아직 개봉되지 않은 인생처럼 
라면수프는 쓸모가 없어졌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03 11:05:4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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