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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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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수련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48회 작성일 15-12-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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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29층 아파트 옥상 위,

별들이 자갈돌처럼 잘그락거리는 하늘로 뛰어 들었지

맨발로 걷고 있는데 발밑엔 별 부스러기들이 바스락 거렸어

나지막한 언덕으로 이어진 너른 밭엔 흰 사과 꽃이 지고

 너머로 풋 포도가 주렁주렁

목이 말랐어 농수로 바닥이 쩍쩍 갈라져 있었거든

저만치 밀짚모자를 쓰고 거름지게를 진 젊은 아버지

아버지! 불러도 낯선 저 표정,

예닐곱 살 꼬마가 종종걸음으로 달려가다가 넘어졌어

두 무릎에 피가!

큰소리로 우는데 어쩌면 어디서 봤더라 가슴이 뻐근하게 아파 오는거야!

훌쩍거리며 고갤 들어보니 유리창에 비친 나뭇가지가 검은 손아귀!

솟구치는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면 칠수록 조여 오는 숨통,

등엔 식은땀 배어 나오고 어둔 방안에 가구들이 뒤엉켜 빙글빙글 돌다가

나도 함께 돌다가, 침대 모서리에 장롱에 화장대에 부딪히고 엉킬 때

어디선가 익숙한 음악소리, 짙은 안개 속을 헤치듯 서서히 다가오는데

그 끝을 잡고 자동 로봇처럼 집어든 수화기

여보세요!’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져 흩어지는 말들

퍼즐 작은 조각까지 찾아 맞추고 눈을 떠 보니

다섯시 오십팔 분이 벽에 매달려 히죽거리고 있더라구

번쩍이는 금이빨을 내 보이면서 말이야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04 11:47:1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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