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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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신발
늙은 시간을 먹은 신발이 발을 잡고 있다
헤진 실밥으로 제 몸에 붙은 먼지를 털어 내거나
제 품속에서 꼬믈 거리는 발에게 말을 걸고 있다
간혈적으로 움찔거리는 움직임에서
길을 방류한 기록들을 몸에 새기고 있다
오래전 발에게 길을 같이 가자고 몸을 내어주고
거칠고 고단한 날들의 강를 건너온 것이다
한때 새로운 몸으로 세상을 누비는 동안
개선장군의 호령으로 자신만만했던 당당함처럼
마음으로 속에 들어앉은 발을 예쁘다고 어루만지기도 했다
사라져간 발 밑창 뒷 굽의 소원하나가
걸음걸음 마다 헐렁해진 자신을 찾아
단단한 아스팔트를 다시 한 번 밟는다
그가 보아온 길과 자신과의 간격 사이엔
그가 걸어온 삶의 이력이 슬슬
한 장의 여백을 채우고 있다
끈이 묶이면서 세상 속으로 들어 간다
댓글목록
정낭님의 댓글
그가 보아온 길과 자신과의 간격 사이엔
그가 걸어온 삶의 이력이 슬슬
한 장의 여백을 채우고 있다///
낡은 신발에서 제 자신의 헐렁해진 삶을 읽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낡은 신발에게 우리는 받들어 총!!!
그렇지만 험대 받는 천덕구러기지요
시인님 시에서 그 보상을 다 해 주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