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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을 도굴하다<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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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8회 작성일 15-12-09 07:49

본문

 

詩을 도굴하다

 

문장의 높이를 가늠하다가 시의 고분을 발견했다

누구의 시인지는 시대와 시간때는 불투명했다

부서져 흩터러진 뼈의 관절은 시의 행간을 나누고 있었다

주변에 놓여진 비유와 은유들은 간결하면서도 함축되어 있었고

사리처럼 그의 혼을 담은 제목에는 그의 얼굴이 지워져 있었다

그가 남겨 놓은 시속에 손 넣어보니 아직 따스하다

얼마나 뜨거운 열정으로 한편의 시를 쓰기위해

자신의 이름을 적어 놓는 일조차 잊어 버렸을까

끈끈한 점액질 같은 시어들을 위하여

 

이제 심방에 담아 수액으로 수혈하여

생전의 모습과 만나야할 때이다

석회화 된 심장이 붉어져서

호흡한줄 행간을 들썩이게 하고

도굴하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 지금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저는 가난해서 배고파서 당신을 도굴합니다

아무른 물음표도 마침표도 찍지 않는

마지막 한행에서 당신의 동공으로 다시 눈이되겠습니다

 

당신의 보석들은 수집가들에게는

희열과 환호 흥분이 되듯

침묵의 방에는 당신을 닮고 싶어 하는 침묵들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끝까지 당신을 전부 도굴하지 못함을 죄송합니다

당신을 도굴해버리고 나면 남는 것은

앙상하게 남을 문장의 유골뿐이니

더 이상 이렇게 하면 자신의 무덤도 자신이 도굴할 것 같아

1연 2연 의 꼬챙이가 사라질까 겁납니다

 

당신의 문장과 시심을 도굴해서 돌아 가렵니다

반짝 반짝 빛나게 딱고 보니 영롱해지는 시의 봉분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13 19:18:2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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