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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17회 작성일 21-03-15 02:17

본문



동백은 목이 잘렸다. 


숲으로 들어갈수록 나뭇가지는 더 굵어졌으며 나뭇가지는 더 썩은 냄새 풍겨왔으며 흙은 더 검어졌으며 시취가 떠돌았다. 황금빛 찐득한 즙 흘러나오는 지평선의 눈동자에선 돌맹이가 굴러떨어졌다. 돌이 눈을 깜빡거린다. 깊고 검은 항아리 안으로 기어들어가듯이.


어떤 동백은 하얗다 못해 타오른다고 한다. 작은 누이가 돌무더기들 쌓인 잎 속 꽃대궁이 가여운 봄 삼월 끄트머리에서 목이 잘렸다. 거기 돌무더기들 중 가장 차가운 것을 골라 중심으로 중심으로 가지를 헤집고 들어가다 보면 벚꽃이 발돋움하여 목련이 발돋움하여 내 심장 혈관 막힌 가장 단단한 기억 속에 수면이 찰랑거리고 수면이 퍼렇게 무섭고 파문의 일렁임이 흐느끼다가 흐느끼다가 아이 하나 집어삼켰다고 한다.


내 어린 누이동생은 병이 많아 병보다도 꿈은 더 많아 나날이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다가 어느날 망원경의 깨진 렌즈 가시 철조망의 빛나는 손톱 봄의 솜털들 속으로 날아가버렸던 기억이 난다.   


동백의 잎은 청록빛이지만 햇빛을 반사하기도 하며 돌담 마주보고 말 한 마리 갈기가 광분하여 뛰어든 연못 산굼부리 거대한 돌 위에 올라앉은 우리 어머니 쪼그라든 두개골에 작은 유채꽃 송이마냥 나이테들이 정적에 한들거리고 있는 것이 서러웠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3-22 16:18:5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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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피플멘66님의 댓글

profile_image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설마 목이 잘리진
않았을거예요
목아지를 떨구었겠지요
말이 말씀이 되면
복이 되고 말이
씨부린다고 하면
욕이 될 것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목아지를 떨구었기에
붉게  타는 이유일것 같아요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습하고 모든 것이 썩어가는 습지에 깊이 들어가서 동백꽃을 보았으니,
동백꽃이 눈물을 흘리며 붉게 탄다하는 식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강렬함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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