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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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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0회 작성일 20-12-11 07:00

본문

겨울 방 구하기

 

낙엽길이 사라졌다

희미해진 공간 길 저쪽에서 낮아진 건물들이 걸어온다

월세방 이름표 달고 있는 대문 하나가 나에게 혀를 내밀었고

3층 건물의 그림자에 햇살이 부셔져 버렸다

나는 춥다고 혼자 중얼거린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떠도는 슬픈 휘피람소리가 벽에 부딪쳐 울었고

가끔은 건물들이 웃는 소리가 딱딱하게 들려왔다

겨울을 비껴가고 싶어 터벅이 걸음으로 걷다가

모퉁이에 잠시 걸린 햇살에 잠시 웃었다

언젠가는 저것이 나의 하우스 될 거라 생각하면서

말랑해진 주머니 속 동전 몇 닢과 무서운 지폐들의 대화에는

높일 수 없는 서로의 간격이 빛을 내고 있었다

낙엽같이 많은 아파트로 연결된 고달픔의 불 꺼짐은

겨울 속 그늘의 몸부림을 알지 못했다

도시는 비대한 몸집으로 온몸 흔들어 잠을 쉽게 자지 못하게 했다

도시의 잔등에 올라타고 가고 있던

작은 무게마저 나의 것이 아니라고 빼앗아 가버렸다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벽보판은 자그마한 소리로

주머니 크기를 조사하려고 중얼 그렸다

아 도시에 목숨줄의 뿌리를 내리고

길과 길로 나누어진 경계선을 밟아가면서

없는 듯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

추위에 떨고 있는 그 사람의 방 구하기 걱정거리였다

하루살이처럼 또 오늘 하루에 손을 뻗고

겨우 잡은 빛줄기 하나가 총알처럼 지나갈 때도

그는 아프지 않다고 고개 숙이며 말한다

낙엽길 사이로 열린 도시 길은

바스러지지도 않고 바람에 날아가지도 않았다

박제된 발자국 같은 골목길과 대로길이 지도를 만들었다

나는 가끔 등에서 생겨난 새로운 길에서

잊었던 나의 이름이 호명되는 듯하여

꼼꼼하게 전단지의 글씨를 살펴보았다

슬픈 삼류 영화처럼 그 어떤 건물도 낮은 집도

극적인 상봉을 못 하고

몇 번이나 가보았던 그 골목을 다시 가보면서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확인이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18 16:25:3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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