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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도의 꿈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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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88회 작성일 20-12-1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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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새끼 고양이의 목젓은 갸르르르

낡은 석유 난로의 불꽃은 푸르르르

양은 주전자의 보리 오차는 화르르르

한기를 걸러내는 얇고 성긴 화음들이 너울을 겹치며 퍼뜨리는 운무에 휩싸인다. 0도의 여백을 만드느라 베어진 구름을 헤아리려고 동백은 피고, 띄엄 띄엄, 온기의 활자들은 한 줄, 두 줄... 주먹시도 길어 말줄임표가 되어가는데 새들은 맨발로 처녀설을 밟는다. 가끔 짙은 어둠에 베껴진 귀신이 생이 참 따뜻했던 자취 같아 성에에 쓰여진 이름처럼 시린 창밖이 한 획씩 보인다. 뚜레를 끊은 소가 눈 덮인 들판에 섰는데 꼬리뼈를 간신히 비낀 발자국이 툭 떨어지고 툭 떨어지고, 소는 발자국에 쫓겨 더욱더 멀리 도망을 치고, 저수지가 가로막아 우뚝 서보니 던지는 이도 지쳤는지, 한 발자국도 발밑에 날아 들지 않고, 소는 가만히 주저 앉아 눈을 핥아 먹는다. 스르르 잠이 와서 잠이 들면 당도하는 꿈속이 있다고 들었다. 몸이라는 전차가 털털 거리며 끝내 찾아오는 꿈속, 우린 잠깐 꿈을 꾸었던 것이 아니라, 잠깐, 아주 잠깐 잠을 깨었던 것 뿐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22 18:28:1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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