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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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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5회 작성일 20-12-28 18:44

본문


선행기억



 



물이 자꾸 샌다고 그녀가 찾아왔다 


지천명 지나 이순 이순 지나 아열대 

그 마르지 않는 마농의 시원은 어디일까 


두고 간 종이컵에 떨군 립스틱 자국 가져간  

입술보다 붉었다 


정말 물이 그렇게나 많냐고 묻는 

손끝의 두근거림을 

매웁게 털며 일어서는 뒤태의 둥그런 손짓 


사막을 걸어본 기억이 나는가 


발목을 놓아주지 않는 모래벌에 무릎으로 

별의 길을 읽어본 기억이 나는가 

생명과 죽음을 가르는 한 모금의 물을 찾아 

온 살로 돋아나는 치명의 가시에 혀를 던져 본  

기억이 나는가 말이다 


모래는 시작일 뿐 

자갈도 미흡해 소금까지 한 걸음 더 

극지의 사막까지 우리는 

모두 살아서 걸어 나왔다 


기억이 기억을 살려내던 물 한 방울 


물이 말랐다고 아내는 삼 년 전부터

침대 가득 모래를 쏟으며 잔다 


자꾸 물이 샌다고 그녀가 찾아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1-05 13:25:2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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