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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걷는 길엔 빛이 휘몰아쳤다 /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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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백과공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2회 작성일 25-07-31 22:58

본문

내가 걷는 길엔 빛이 휘몰아쳤다



쏟아지는 말들에 떠밀려
집을 나갔다.

 밤의 품에선
 무수히 많은 발자국 떠오르고,

 나는 목표도 없고 기대도 없는 지평선 끝으로,
 흐린 눈,흐린 발걸음으로
 밤공기 속을 천천히 유영해갔다.

밤의 온도는 내 몸에 스르륵 거리며 기록되어 갔다

집 나온 길엔 글이 덕지덕지 붙어있고,
 나를 빙글빙글 감아도는
 종일 열망하는 마음

뒤엉킨 마음을 사정없이 끊어내며
 나는 다시 걸었다.
가는 길 없어
 앉은 벤치

 초등학교의 뒤편,
 저 알록달록한 담장벽은  여전히 가장 높았다.
 단 한번도 넘어보지 못한

숲속에서 새어나오는 모기들,
 모두 와주길
 내 핏줄 사이 꽉 막힌 것들,
 모두 가지고 날아가주길

나는 밤의 피부 위로 몸을 띄웠다.

 나는 왜 낭만을 종이에 가둘 수 없을까,
 여러 갈래로 굴러와 내 머리를 꽁꽁 싸맸다.

낄낄거리는 웃음,
킬킬대는 모깃소리

푸흡, 크크크
밤이 메마르니
어떤 별이 촉촉하랴
저건 그저 우주의 먼지
엉겨붙은 몸을 떨어뜨리는
밤하늘 아래 흐르는 소년의 눈물
조각조각 뱉어내는
유성에 담아
쏘아보내는,
그런, 먼지조각

이렇게 간단한 것을!

 우리들은 벤치에
 지친 몸을 늘어뜨리고,
 낭만을 씹어먹으며
 서로의 피를 나누어 마셨다.

하늘은 보랏빛 얼굴을 내밀고,
 구름은 짙게 화장된 그 위로.
무성히 자란 소나무 숲이
 하늘을 따갑게 찔러댔다.

조명빛이 하늘에 박혔다.
 거리는 너무 밝고
 밤 사이에 울리는
 윤슬은 희미해져 갔다.

삶과 죽음이 마주한
 교차로에선
 사람을 실은
 차들이 돌진했다.

무의식의 입지는 디지털로 저장되었다.
빙빙 꼬인 암호에 파묻힌,
그러고선 전류처럼 흘러가는

나뭇잎 끝은
 조명빛에
 하얗게 타들어 가고,

나뭇잎 사이,
 하얀 연기는
 하늘로 올라
 차곡차곡
 보도블럭처럼 깔리었다.

나는 블럭 위를 걸었다.
 사뿐히,

초록빛 다리가
 깜박이며 사라져 갔다.
그럼에도 달리지 않고
 묵묵히 걷기만 하는,

밤을 돌아나오는 길,
 마음은
 농구공처럼
 리듬을 따라
 위아래로 마구 튀었다.

파란선 팽팽히 잡고 걷는 길,
 내 앞 밝히는 붉은 등을
 차례차례 밟아가며
 걷는 길.

보도블럭은
오락실 전투기 게임같이
나를 향해 정신없이 날아왔다.

밤의 색은 투명한가요?
 만약 그렇다면 안에서
 그 날뛰는 심장을 볼 수 있을 텐데,

저 도마뱀은 밤을 먹고 어디 가나요?
 굴 속에서 웩웩 토해내는.

나는 밤을 뭉텅뭉텅 썰어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녹였다.

밤을 찍는 건 바보짓이죠.
 사진기처럼 세상을 찍는 건 삭막해요.
 모두가 같게 보이잖아요,
 한 점의 오류도 털어내버린.

쏟아지는 빛 사이
죽음은 천천히 달려왔다
 이내 서서히 녹아드는
 죽음은  잔에 담겨
 천천히 찰랑거렸다.

내가 선택한 죽음은 어떨까요?
 터벅터벅 타드는 꿈꽃처럼,
 그 맑고 고요한 죽음은
어떻게 피어있을까요?

 하하, 또 죽음 얘기네요.
 나는 내가 쓴 시가 상을 못 받는 걸 알아요.
 괜찮아요, 난 나를 위해 쓰니.

밤 맛은 참 청량하네요.
심장을 톡 하고 쏘아대는.

저기 밤을 뿌리며
 가는 나방은
 빛을 맞아
 별가루 날리며
 날아가네요

그거 알아요?
 빛은 항상 어둠에 둘러싸여요.
 밤의 포장지는 빛이에요.
 이리저리 흐르는 방향은 바뀌어 가요.

 그거 알아요?
 내 세계는 단단해요.
 세계의 내벽은 내가 칠해요.

 나는 내 세계가
 덮일 줄 몰랐죠.
 어느 날 먹구름처럼
 거대한 은하가 덮쳐올 줄은.

 은핫물은 흘러넘쳤어요.
 그렇게 잠기어 가는
 끝없는 그림자가 세계에 드리웠어요.
 세계가 세계를 덮기 시작했어요.

아니, 이 세상이 전 세상이라니,
 억울하네요.

종이의 얼굴이 나를 노려봤어요.
 뚫린 두 눈,
 바뀌지 않을
 완벽한 표정으로
 내 세계가 무너져도
 세계가 한 점으로 꾹꾹 눌러담겨도
깨지지 않는.

쏟아지는 빛 사이로
 밤이,
 일렁거려요.

빛이 휘몰아친다면 어떨까요.
소용돌이치는 빛은
나를 오즈의 나라에 내려줄련지요?

 빛이 휘몰아쳐 나를 태워가요.
 허이연 재가 되는 기분은 어떨까요?
 햇살 사이로 반짝거리는.

내가 걷는 길엔 빛이 휘몰아쳤어요.
밤과 맹렬히 섞여요.

 그 사이,
 회색빛
길바닥에서
나는 걸어요,
 아무도 모르는 끝으로,
 희망은 증발해 사라진
 하지만 절망도 없는

하늘의 구름을 따다가
가슴에 보도블럭으로 깔으면 어떨까요?

다시 빛이 휘몰아치게

그 끝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게

가는 길 모퉁이에
 오랜 시 비밀스레 새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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