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굴려질 뿐이다 /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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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탈 때면 항상 끝자리가 좋았다
가운데 넓은 자리도 있었지만, 나에게 단초란 한 자리가 필요했다.
그저 어딘가 마음 편히 기댈 곳
어두운 지하를 밝게 비춰주는 것은 외로운 지하철 한 대뿐이었다.
오늘도 지하철은 자신의 고통을 끼이익하며 울부짖는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단 한 번의 멈춤도 없이, 녹슨 철도를 지나간다
가끔은 마음의 문을 열어 사람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기도 하지만
그 온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오직 자신을 기다려준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환대일 뿐
기다리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속으로 헤집고 들어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나를 보기 위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면서도 사람들은 정작 나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나를 위한 그 동전들은, 오히려 나를 저 외로운 철길 위로 사정없이 내몰아 굴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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