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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화 (김춘수시인의 '꽃' 패러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사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70회 작성일 17-06-04 21:09

본문

영생화

사설

그가 나에게 무언으로 불러주기 전에는

나는 계속

그의 꽃을 피웠다.

 

그가 나에게 무언으로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로 하여금

나는 그로 하여금

그의 꽃을 시들게 했다.

나의 꽃을 시들게 했다.

아아, 꽃은 아무말 없구나

 

그의 꽃이 시들어 버렸나

나의 꽃이 시들어 버렸나

아니 두 꽃 모오두 시들어 버렸네

 

꽃을 피우자 나는 그를 부른다

꽃을 피우자 그는 나를 부른다

 

우린 그렇게 서로를 부른다

나의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의 꽃이 피기 시작한다

아아, 꽃은 아무말 없구나

 

우리들은 서로의 꽃을 피우고 싶어했다.

그는 나에게 나는 그에게

화알짝 핀 우리들의 묵언의 꽃은

낮이든 밤이든 어느순간에도 지지않는

영생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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