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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맹(生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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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의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83회 작성일 17-03-19 23:14

본문

생맹(生盲)

 

겉으로만 보이는 심지는 딱  그만큼만 타들어 간다

손에 잡히는 모래 한 줌은 딱 그만큼만 흘러내린다

그리고 시간은 흐른다

 

어린 나는 아직 자란다

시든 나는 아마 웃는다

내가 거쳐온 시간 속에서 내 처음과 끝은 작다

그렇기에 우리는 처음과 끝을 구분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러기에 탄생과 죽음을 알지 못해 구분하지 못해

 

겨울과 봄의 중턱에 남겨진 저 꽃을 우리는 모른다

겨울이 넘어가는 문턱에서 우리는 겨울을 모른다

봄이 다가오는 소식에도 우리는 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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