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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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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백은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4회 작성일 16-08-10 19:38

본문

그저 걸으며 / 백은서

 

 

 

저 하늘에서 나를 내려 볼 제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내 얼굴이 붉게 물들지 않기를

내가 발가벗겨지지 않기를

 

내가 오늘 밟아온 길이

그대가 그렸던 길이기를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왼쪽으로 걸었던

갈림길에서의 선택이

그대를 울리지 않았기를

 

오늘 같은 선선한 날씨를 밟으며 길을 걸을 때

하늘 높이 올려다보니

하늘은 푸르더이다

길을 걷다보면 하늘 향해 앙상한 손을 뻗어 움켜 보지만

땅과 하늘을 가른 칼날에 손이 베일까 두려워

그저 그저 움켜 주머니 속을 후빕니다

 

선선한 갈바람 불어오는 오후의 길에

나는 파란 하늘을 봅니다

새도, 구름도, 태양도 없이

그저 푸르게 그저 붉게

그런 하늘 아래 그런 세상에서

그저 그런 갈바람 맞으며 느끼며 사랑하며

저 하늘에서 나를 내려 볼 제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저 하늘에서 나를 내려 볼 제

한 점 부끄럼 없기를

갈바람 타며 오후를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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