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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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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갑작스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0회 작성일 16-05-07 11:09

본문

길에게

 

널 밟자니

그 웃음소리 때문에

요즘 따라 조심조심 걷는다.

 

즐거웠던 시간들은

좁은 길바닥에 피어있다.

구름 같은 어린 민들레들로.

 

네가 귀여워하던 고양이는

평소에 마주치면 내 스스로 피했지만

요즘엔 내가 먼저 손짓한다.

 

영원히 그 시간이 지속되길 바랐지만

너의 성격과 취미들에 슬슬 익숙해질 때쯤

넌 사라지고 없었다.

 

우리는

길지만, 짧았던 순간들로 인해

겨우겨우 버텨왔다.

 

서로가 너무 소심했고,

상처 또한 많았으며

우리 인연의 이야기는

0에서 1로 끝이 났다.

 

며칠 동안 너의 생각에

조금 힘들었지만,

시간의 흐름이

하나둘씩 그것들을 잘게 찢었다.

 

이젠

널 밟자니

그 웃음소리마저 희미해져서

요즘은 걷기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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