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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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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백은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0회 작성일 16-05-22 23:49

본문

시인의 길

 

                                                                             백은서

 

 

 

 

나는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어

사람이 사랑하지 못하고

친구가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시인이 시를 쓰지 못하네

뜨거운 여름 바람에 시인의 찜빵같은 손은 익어만 가고

개울물에 깔쌈한 나뭇잎 배 만들어

둥둥 띄워 보내야할 손에서는 속만 터져 나오네

 

아아.. 아버지. 저는 시를 쓰지 못하나 봅니다

나는 그저 개미 한 마리처럼

매일을

길고

둥글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학교를 다니는데

왜 이리도 사람이 많은지..

 

개미는 더듬이를 잃었고

고양이는 수염을 잃었고

독수리는 눈동자를 잃었고

나는 푸른색을 잃었습니다.

 

아버지가 시를 쓰시며 최고라 하시던 푸른 강산

그곳에는 참으로 안타깝게도 사람 한명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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