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등교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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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아침 눈 덮인 학교,
선생님의 마차 자국이 입구에서부터 언덕 위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전쟁이라도 치루는 것일까
위풍당당 한 척 하며 그 뒤를 행군하는 학생들
눈을 뒤덮은 꼴이 패전병 이다
그들과 같이 매일같이 오르던 언덕을 놔두고
오늘은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거대한 성 같은 학교가 보인다
서로 붙어서 겨울을 장식하는 전나무들 사이로
듬성듬성 외각만 보였다
넝쿨들이 벽의 균열을 비집으며 오르고 있었고
여기저기 횃불을 달아 놓은 것 마냥
씨를 뿌리는 듯이 햇살이 새하얗게 깔린 눈에 반사되어
학교 곳곳에 심어졌다
시린 바람도 뒤로 한 채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 곳에 정착해서 맞는 두 번째 겨울
학교는 아름다웠다
계절은 풍경을 창조했고
그에 걸맞게 학교는 항시 빛을 내 주고 있었다
내가 처음이었을까
아무도 흔적을 남기려 하지 않아서
가장 순결한 이곳에
한 발 내딛어 첫 발자국을 찍어본다
성벽에 내걸려 있는 시계,
생각해 보니 지각이다
댓글목록
강정관님의 댓글
다들 학교의 힘든 점을 보지마시구 자신의 모교의 아름다움도 분명히 있을테니 그 점을 봐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제 1년 남았네요. ㅎㅎ
백은서님의 댓글
시 앞부분을 읽을 때 나폴레옹이 러시아 정벌 하러 가는 장면과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이 겹쳐 보이네요,
그러면 강정관 님은 나폴레옹? ㅎㅎ
자유시인님의 댓글
강정관님 시는 항상 어른스럽네요 ㅎㅎ
잘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