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이 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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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 눈꽃
백은서
눈은 처량한 나무에게만 찾아온다
풍성했던 나뭇잎들 다 떨어지고 난 뒤에
나무가 벌거숭이 된 뒤에야
그 한 몸 녹여 길러낸 줄기가
상처 나고 곪아 터진 다음에야
눈은 상처받은 나무에게만 찾아온다
푸르른 잎을 내 앞에서 트워보라 투덜댈 만도 한데
그저 어깨위로 소복소복 두드려준다
자신 한 몸 바쳐 나무에게 끝까지 마음을준다
한껏 어깨 펴고 당당할 수 있는 여름이 아닌
눈은 오들오들 떠는 나무에게만 찾아온다
눈은
가장 추운 날
가장 괴로운 날에
가장 무거운 짐을 진 이 에게
세상에서 가장 힘겹게 다가와
그 무엇보다도 가장 따뜻이 안아주고
정말 따뜻함을 느낄 때 쯤이면
그저 촉촉이 녹아
다시 하늘로 올라가 버리는
그런 고마운 존재다.
댓글목록
디노님의 댓글
나뭇잎이 떨어질 '때'가 아니라 나뭇잎이 떨어졌기 '때문에' 눈이 내린다는, 그래서 눈이 '찾아 온다'는 발상의 전환이 너무 멋있습니다 +_+ 감동감동~ ㅊㅊ!
백은서님의 댓글의 댓글
제 시를 읽고 감동이라니.. 저도 감동이네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