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지는 아침에 /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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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지는 아침에
너는 사슴처럼 차디찬 슬픔을 지니었구나.
한밤의 숨결 속, 바람이 남긴 커튼의 흔들림만이
지나간 여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두 발을 딛지 못한 이 땅은 애달프다.
하늘을 흔드니 울음이 터지고,
해는 웃지 말라, 달은 뜨지 말라.
모든 빛은 이별의 반대편에서 흘러내린다.
떨어진 꽃이 언덕을 넘어갈 때,
가엾은 그림자는 어디로 향하는가.
나는 모른다, 다만 그 자리에 남은
바람의 냄새만을 안다.
새벽 하늘 어딘가 무지개가 서면,
그 끝에는 또다시 헤어짐이 서 있다.
밝음은 언제나 어둠의 손을 잡고 태어나고,
그 손끝엔 늘 마지막이 깃든다.
오, 어린 바다여—
나는 네게로 날아가는 날개를 기르고 있다.
파도는 울음으로 번지고,
그 울음의 잔물결 속에서 나는 이름을 지운다.
짧게 잃은 기억이 새벽 하늘에 걸릴 때,
외마디 별이 꺼지며 나를 부른다.
그 별의 빛은 오래전 나의 웃음이었으나
이제는 시간의 틈새에서 조용히 식어간다.
그늘 깊이 오르는 발 앞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길이 있다.
물가의 마을엔 새 가지들이 돋고,
그 가지마다 아직 살아 있는 기억이 흐른다.
거꾸로 서면 가슴의 먼지는
가랑잎처럼 우수수 쏟아질까.
별이 떨어지는 벼랑처럼,
나는 멀고 아득한 나의 밤을 건넌다.
그러나—
이 모든 잿빛 끝에서,
나는 다시 너를 부른다.
너에게, 아직 오지 않은 아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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