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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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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Ine0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45회 작성일 25-06-15 14:51

본문

내가 심연을 들여다보는 동안,
심연 또한 나를 들여다보리라.

당신의 심연은 따뜻했다.

나는 깊게 드리워진 당신의 그늘이
내 안식처가 되어 주리라고 믿었다.

이제는 잊혀져버린.
이름조차 없던 나를 감싸안던,
태초의 온기가 되살아난다.

이유 모를 향수를 느끼며,
나를 부르는 어둠에 저항하지 않는다.

괴물과 싸우는 자,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던 경고는
희미해져 남은 것은 잔상뿐.

심연과 하나가 되려 한다.

괴물의 심연은 누구의 것인가.

나를 집어삼킨 심연은 괴물이다.

여린 발을 감싸안던
단단한 그림자는
공허가 되어 나의 추락을 바라고

그토록 따뜻했던 품은
싸늘한 비수로 돌아와 내 살을 엔다.

내가 심연을 들여다보는 동안
심연 또한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제 그대의 눈은 따뜻하지 않다.
그 눈을 통해 바라본 나 역시도.

심연이 바라보고 있던 것은
괴물이 될 나였을까,
괴물이 된 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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