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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삼부작 /고1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공백과공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46회 작성일 25-07-11 09:19

본문

1.어느날, 하늘에 금이 갔다

어느 날, 하늘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쿵쿵거리며
웅웅거리며
점점 더 커져만 가는

별들은 날아와 내 눈 속에 박혔다.
너무 밝아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세상은 빛의 숨결로 뒤덮였지만
난 그 안에선 타들어만 갔다.

고요한 고통이 시야를 잠식하고,
하늘은 마치 유리처럼,
느리게
그리고 철저하게
조각났다

하늘 조각들이 바람을 타고 흘러나왔다
윙윙거리는 조각들은 내 귓가를 맴돌다가
속으로 파고들어
눌러두었던 말들을 울컥 토해냈다

울컥 울컥 넘쳐 흐르는 문장들 사이로
마음이 메말라 갔다
하늘 틈 사이로
잔물결이 흘러내리고
나는 시로 그것을 받았다

나는 바닥에 가라앉았고
물결은 위를 스쳐갔다.
나를 알지 못한 채
흘러가는 바람처럼

가만히 누워
하늘에 돌을 던졌다
별들을 놀래키려 했지만
오직, 떨어질 뿐
날아가는 새들은 틈을 지나
사라졌다

틈사이에선
내가 터진다
나는 깨진 말들사이에서 허우적 거리며
내 이름을 물살 위로 치켜들었다
흘러 사라지지 않게

그렇게
찌들은 내마음을
물살에 실려보내고

남은 것은 이름뿐
금이 간 하늘에는
내 이름이 끼어있었다

하늘은 불안했다
그리고 나는 그 불안의 사이에서
끼어있던 이름으로 하늘을 사정없이 내려치기 시작했다


넘치는 말과
터지는 나
그렇게 시는 울었다

그렇게
하늘은 내려오고
나는 사라져 갔다

2.어느 날,하늘이 내렸다

하늘이 나에게 돌진해왔다.
마치 숙명처럼,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추적추적
하늘이 내렸다.

바닥에 깔리며
푸르름과 장대함을
철철 흘리고,
가만히,
오래전부터 있었던 듯이
바닥처럼
깊숙이 깔렸다.

붉어진 눈 끝자락에
하늘을 덮어씌우고 싶어졌다.
하늘을 눈에 담으려다
실핏줄이 터졌다.
벌게진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 뒤쪽이 궁금해
쫓아가 보았더니,
성근 별들이
하나 되어
비밀스런 춤을 추고 있었다.
태양은 떨어지지 않으려
하늘 끝자락을 붙잡은 채
붉은 핏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너무 밝은 것들.

한쪽 눈을 잃고
나는 다시 땅에 깔렸다.

하늘 뒷면에서는
작은 시들이 날개 펴 흩어졌고,
남은 것은 투명한 껍질뿐이었다.
나는 그 위를 조심스레 걸어갔다.

내 발 아래에는
나와 부모님, 친구들, 동생들, 선생님들,
그리고 시들이
조용히 녹화되고 있었다.
걸을 때마다
시들이 소곤거리며
울려 퍼졌다.
그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나를 바라보았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투명한 눈빛으로.

녹아내리는 유리조각처럼
내 피부를 투명하게 감쌌다.
내가 시였던 날들,
나를 창속 갇힌 유령처럼 바라보았다.
유리벽 사이에서
내 외침이 굴절되어 사라졌다.

선생님은 얼굴이 없었다.
옆 친구는 얼굴이 없었다.
부모님은 얼굴이 없었다.
동생들은 얼굴이 없었다.
나도, 얼굴이 없었다.
그들은 얼굴이 없었다.
남아 있는 것은 투명한 머리뿐.
얼굴은 투명한 병 안에서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러다 모두의 머리가 터졌다.

얼굴은 쏘아올라
하늘을 찢고,
나를 휘감으며
지평선 끝까지
길고 검은 선을 쏘았다.
그곳은 하늘이 사라진 자리였다.

하늘 속의 세상에서
얼굴은 뭉개지고
나는 하늘을 깨며
그 즙만을 마셨다.
투명한 유리병 위로 흘리며,
하늘의 맛은 너무나 시큼했다.
없는 얼굴조차
찌푸리는,

얼마나 흘렀을까.
죽어 있는 나에게
하늘이 속삭였다.
조각나서 내리라고,
흩어지라고.

어두운 하늘 속에서
나는 내려가고,
내려가고,
땅속을 뚫고 나는
다시 하늘 위에서
끝도 없이 떨어지는데—
날아갔던 시들만이
돌아와
나를 다시 되돌려 놓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내가 시였고,
시가 나였고,
또 엎어진 하늘이
나였기 때문일지라.

마치 숙명처럼,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추적추적
내가 내렸다.

3. 하늘은 없었다

어느날, 하늘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금이 간 하늘은 이내 추적추적 내리는

낡은 벽지처럼 벗겨진
하늘엔 아이가 그은듯한
검은 선들이 교차하고

살아감은 죄가 되어
모두 사라졌다

그날,하늘은 없었다

홀로 외로이 걸어가는

이곳은 시가 없는 세상
흑선사이로 죽음이 쏟아지는


나는 하늘을 원망하며
쏟아져 나오는 새들을 내쳤다

이곳은 별이 떨어진 자리
별이 흩뿌려진 광야위를 홀로 걸어간다

몰락한 별의 심장에 단검을 박아넣으며
나에게 소곤히 발자국을 남긴 별을 생각하고

별을 뿌려대는 하늘의 발자귀에
우뚝이 서다

떨어진 하늘이 물었다
지금이라도 되돌아갈 생각은 없냐고

피식 웃으며 빨라지는 발걸음
나는 하늘을 껴안고
시에 이유를 묻지 않으며
내 인생을 휘날리며 다녔다만

아무것도 아니었군
하늘은 원래 없었다.
시도 원래 없었다
나는?

생각하기에 나는 존재한다고 외치며
하늘의 심장에 다가서는데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것은
다소 힘든 일이었다

별가루 묻은 단검으로
어둠을 자르고
마지막 뿌리에게 다가서다

단말마,
하늘에 단검을 꽂아넣다

그래야만 했는가

굳이 그래야만 했는가

나는 하나로서 나였고
곧 세상이었다

왜 어딘가가 빈 것 같을까

오래된 천처럼 너덜거리는 하늘위에 서고
흘러나온 시들의 목덜미를 붙잡고서

나는 그 마지막 비명을 반추했다

하늘의 사이를 걸어
적막한 공허로,

하늘이 떨어진 곳에는
시들만이 우는데

느껴지는 바람
공백으로 물들여진 도화지에
푸른 먹물 흩날리다

서성거리던 나는
뭉친 푸름을 손가락으로 마구 그어보았다

다시 뛰기 시작하는

하늘에게 사죄하긴 무리였으므로

터벅터벅 내려오는

하늘이 불러세웠다
자신이 없는데 어떻게 살았냐고

나는 말했다
삼위일체,하늘의 죽음 ,하늘이 없어지다 ,시들이 꿈틀거리며 기어오르고
그것을 쳐내는 검한자루, 새, 아니 나 때문에 살았다고

내가 나 때문에 살지 누구 때문에 살겠는가
말하며 내려오는 길

뚝뚝 흘린 하늘의 수액은
하늘이 만고불변 그곳에 박혀있을것이란
징조 같았지만
그저 터벅이 내려온다

썩어내린 나무 밑동에
고이 두었던 조각들은
하늘과 바람과 시와 별이
사라진적 없었다는
증거

씁쓸함이 가미된
웃음 한소절 띄우고

녹아내린 하늘의 등쪽을
어린 시절의 눈빛으로 간질이다

댓글목록

공백과공백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공백과공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좀 긴데 끝까지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나름 영혼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그 즙을 넣어보려 노력한 아이들입니다.
시를 쓰기 시작한지 벌써 두달이네요 중간끝난 날부터 썼으니 . 저는 이 삼쌍둥이가 제가 만들어간 2달 동안을 마치 월말결산 하듯이 마무리 짓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시 마을에 들어와 공백과 공백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지 벌써 1달 정도가 되었네요
그동안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들이 작성한 시들을 감상하고 시를 쓰고 점점 발전시키며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시를 미치게 사랑한다는것 만큼은 진짜인것 같습니다.
저도 시라는 매체를 쓰게된 이유가 있죠. 저는 항상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았습니다. 중학생 시절 항상 전교1등에 천재와 수재소리를 들었죠. 그땐 행복한줄 알았고 그래서 더욱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자사고에 입학했죠. 그리고 완전히 몰락했습니다. 그때 유일한 버팀목으로 찾은것이 시였습니다. 항상 좋아했던 수과학은 더이상 마음이 가질 않더군요. 진짜 시가 없었다면 저는 지금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제 시쓰기 능력이라던지 표현력 이라던지그외  이것저것 문제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들은 극 이과형 자사고에서 분투하는 한 시를 사랑하는 소년의 기록이라는것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냥 작품 이해에 약간의 도움을 드리기위해 쓴건데 많이 아쉽네요. 다 개성이 강한 친구들입니다. 그만큼 마구 흔들리는 시들이지만 그만큼 아름다울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제 기록을 열심히 읽어주신 분들과 또 우리 청소년방의 정민기 시인님과 (진짜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좋은 시 한 마디 로요. 근처에 문과가 한명도 없습니다. 나참 강제로 읽힐수도 없고) 그리고 시마을 에게 감사합니다. 공백과 공백이었습니다. (뭔가 잠적글 같은데 그건 아닙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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