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깃털로 나의 날개를 만듭니다 /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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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이고 싶어 오히려 안경을 접어 두었다가
피어나고 싶어 뻣뻣한 카라를 꺾어 접었습니다
모른 척 당신의 깃털에 손을 대보기도 하며,
친한 척 그 옆자리를 묵묵히 지켜도 보기도 하였습니다.
당신의 깃털이 물에 젖어 땅 위를 헤맬 때도,
햇볕에 바싹 굳어 금방이라도 날아가려 할 때에도,
나는 그 곁을 지키며 정성껏 갈짓자 빗질을 해주었습니다
때로는 폭풍에 휩쓸려 내던져지기도 하고
흙탕물에 함께 젖어 무거워지기도 했지만,
그것이 내 날개인 줄만 알았기에 기어이 지켜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날개를 펼쳤을 때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나의 날개가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 나는 비어버린 제 자리를 채우려 합니다
누군가 흘리고 간 깃털이 아닌, 진짜 나의 조각을 찾으려 합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내어줄 깃털을 하나둘 흘리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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