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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유 일기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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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산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6회 작성일 16-12-14 14:27

본문

자전거를 도둑 맞았다.

어제 일을 마치고 식당 알바를 가서 식당 문 앞에 세워두고

퇴근하며 깜빡하고 왔는데 아침에 가니 보이지 않았다.

녀석이라도 있어 천원짜리 배달이 덜 고달팠는데

눈 앞이 깜깜해졌다.

 

빌어먹을, 이런 것을 시험에 든다는 것일까?

십일조라는 것이 영 내키지 않는다.

내 주변에는 내가 용돈을 주지 않으면 힘든 가난한 사람들 뿐인데

내가 믿을 신마저 가난하여, 내 쥐꼬리 월급을 뜯어 주어야 한다니,

전지전능한 그에게 왜 가난한 나의 코 묻은 돈이 필요한 것일까?

차라리 교회 사업에 필요한 돈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믿어야 할 신마저 그렇게 무능한가 의심스럽진 않을 것이다.

봐요! 하나님,

중학생 조카 둘 키우고 있는 불쌍한 우리 엄마에게도 꼬박꼬박

용돈을 드리지 못하고, 항암 치료 받느라 머리카락이 몇 가닥 남지

않은 시어머니께도 맛나는 것도 사드리지 못하고, 취업한 아들에게도

넉넉하게 차비를 주지 못하는데, 온 세상 이 우주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저의 눈물, 콧물 발린 돈이 필요 하신지요?

사랑하여, 뼈빠지게 일해서 사랑세를 내는 팔자에 지칩니다.

오늘처럼 자전거를 잃어버린 날엔 하나님 조차 가난한 껌팔이의 삥을

뜯는 것 같아 부담스럽습니다.  애초에 전 당신이 좋아서 당신을 믿는 것이지

천국 가고 싶고 지옥 가기 싫은 조건부가 아닌데, 제발  당신이라도

저의 살점을 내버려 두셨음 좋겠습니다. 제발, 부디..

 

제가 다시 오후반 알바를 가게 된 식당에선 한우 고기 한 조각이 삼만오천원

입니다. 어제는 젊은 의사 양반들이 와서 한 젓가락으로 제 일당을 집어서

석쇠 위에 올려, 제 시급만큼 조각 내어 접시에 놓아 주었습니다. 물질을 통해

애정을 확인하는 것은 제 한달 월급을 두시간 만에 먹어치우는 그들에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멋도 모르고 들어가서 미수금과 제품 대금 빼고 나니

삼십만원을 한달 판매 수수료로 받는 저에게 무슨 흥정을 하고 거래를 하시겠다는

것인지요? 그냥 하나님이라도 돈과 상관 없이 사람과 사랑하면 안되나요?

그냥 서로 마음만으로 사랑하다 마음빚처럼 그 사랑 쌓아 두었다 형편 풀리면

드릴께요. 지금은 천국이 좁은 문이라 제가 뼈만 남아야 들어가는 곳이라

살점이라는 살점 죄다 뜯어 주시려 하시는지요?  오빠가 공장에서 일해서

벌어오는 돈으로 두 아이 키우는 우리 엄마, 한달에 꼬박꼬박 십일조 내시쟎아요?

하나님! 왜 하나님의 축복은 돈으로 사야 하나요? 약을데로 약은 사람들 간의

관계도 먼저 돈부터 요구하면 가까워지지 못해요. 물론 하나님께서 오른 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는 손바닥을 제게 내미시겠어요? 그렇게 해드리지

못하는 저의 자격지심이 시험이겠지요. 왜 로마는 기독교로 개종을 했을까요?

효과적이고 평화적인 통치 도구가 필요 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로마인들의

박해를 피해 카타콤베로 숨어들었던 기독교인들의 목숨을 건 순종과 순교를

칼과 제도가 아닌 자발성으로 이끌어 내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영악한

꼼수는 아니였을까요?  나는 무슨 까닭인지 늘 누군가를 사랑하

는데 돈을 지불한듯 합니다. 제발 하나님, 당신이라도 그냥 사랑하기만 해도

마음 편한 분이였음 좋겠어요.

어제는 발효유 이만 삼천원치를 팔았습니다.

셈을 해보세요. 이십사프로 마진이면 종일 한뎃 바람에 발을 동동 구르며

오천원을 벌었습니다. 제발 예수님, 제가 째째하게 돈 가지고 따진다고

저를 나쁜 년이라고 하지 마세요. 제가 평생 십일조도 헌금도 하지 않더라도

저를 사랑해 주시면 안되나요? 식당에서 일을 마치고 일당 사만원을 받아

나오며 코를 대고 지폐 냄새를 맡았습니다.  백합보다 장미보다 천리향보다

향기로운 돈의 냄새가 저 뇌의 시냅스에 줄줄이 환한 불을 켜대는 것 같았어요.

 

야쿠르트 사장에게 그만 둘거라고 말했어요.

요즘 저 같이 어리석은 여사님들이 잘 없는지

사장님이 저에게 쩔쩔 매셨어요.

그래서 또 어물쩡 다니기로 했어요.

이제 저도 들판의 백합화처럼 아무 근심 없이도 솔로몬의 모든 영화를 다 한 것보다

아름답고, 편안하면 안되나요? 또 당신과의 사랑을 위해

거리에서 언발을 이리 밟고 저리 밟아 녹이며 애를 태워야 하나요?

왜 헌금함 들고, 서커서단 약장수들처럼 돌아다니며

맨 입으로? 그렇게 물으시나요?

만약 당신이 존재하지 않으신다 생각한다면

내지 않으면 그만 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존재하며 내 놓으라고 성경책에도

쓰여 있기 때문에 저는 당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제 눈물 콧물 묻은 돈으로 건설하시는 것이 천국이라면

다소  귀퉁이 낡은 지옥이라도 당신을 따라가겠습니다.

 

남편은 자신이 일하는 고물상에서 고물 자전거 한대를

사만원 주고 샀노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남편이 해준 것도 당신이 해 준것이라고

당신께 감사하는 것이 신앙이겠지요. 사람은 당신께서

쓰시기 위해 만든 도구라고,  쓰임 받기를 기도해야 겠지요.

기도할께요. 그럼 자전거를 훔쳐 가신 것도 당신이냐고

묻지 않고, 주시는 것은 모두 주님의 것이고, 빼앗는 것은

모두 사탄의 짓이라고, 믿을께요. 돈, 돈,돈,

우리 제발 돈 빼고 말 좀 해봐요.

불전 없으면 절에 가서도 대웅전을 피해 다니고,

십일조 없으면 교회 가기도 전에 교회를 피해 다니고,

왜 부처님, 하나님, 해탈 다하고,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이 광대무변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사람의 돈이 필요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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