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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9회 작성일 23-06-05 23:04

본문

혈흔

 

 

    시간만 흐르는 곳 움트는 바닥

    흔적처럼 있다가 또 사라지는

    꿈인 듯 꿈결인 듯 선명한 자국

    미처 지울 수 없는 굳은 핏자국

   23.06.05

 

 

    지난겨울이었다. 인간은 극이 다른 인간의 오른손을 당기며 다리 위에 놓았다. 뭐가 잡히지 않니? 네 이게 뭐예요. 종기, 양성 종기라고 하네. 그냥 놔둬도 되고 수술해서 제거해도 된다고 하더라. 그리고 며칠 뒤 수술하였다. 치료 과정은 그리 순탄치가 않았다. 가벼운 수술이라고 모두 여겼지만, 의사의 경험 부족으로 다른 병원을 찾아야 했고 그 뒤 말끔히 치유되었다. 그게 얼마 전의 일이었다. 종기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달리기도 했으며 말하는 것이 강하고 뜻이 있었다. 수술 같지도 않은 수술이나 다름없는 이 일을 겪고 나서는 심적인 변화가 분명 있은 듯하다. 인간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한다.

    사적인 일은 잘 뱉지 않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더더구나 극이 다른 인간과의 치정은 말할 수 없는 수치라서 마음에 담거나 혼자 앓고 마는 일이라서 잘 얘기는 안 한다. 더욱 극이 다른 인간에게는 말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죽기 1주일 전 그런 얘기까지도 서슴지 않으며 발설하는 인간, 이혼한 지 1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기도 하고 알고 보니 연인을 만난 시점도 1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기도 했다. 인간이 이혼한 사실에 대해서도 너무 놀랐지만, 애인이 있다는 또 믿지 않았기에 너무 놀랐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전혀 인간 같지가 않으면 모를 일이다. 돈도 있고 나름의 품위도 있으며 배려 또한 깊은 사람이었다. 인간이 보여준 문자는 자상하기 그지없었기에 죽음은 더욱 미궁에 빠졌다.

    몇십 년을 이끈 기획사 일의 따분함, 이쪽 시장을 훨씬 꿰뚫는 시장의 협소함과 지긋지긋한 반복적인 일에 지쳤다. 애인을 통해 부자들의 삶을 꿰뚫어 본 사실과 거기에 근접할 수 없는 외로움이 또 있었을 것이다. 혼자서 이끈다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책임감이 있었을 것이고 내 몸의 효용 가치도 분명 생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늘 나누었던 대화로 미루어 보아 아직 10년은 더 살아도 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택한 한 인간을 지울 수가 없다.

 

    출근해서 한 사람의 죽음을 알렸다. 오후에 카페 상담했다. 영천에 어느 구석진 동네였다. 60여 평 건물을 지었다. 모녀가 함께 찾아왔다. 저녁에 어머니와 장시간 통화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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