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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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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1회 작성일 23-05-16 05:47

본문

넷플릭스에서 많은 영화를 보고 있다. 

오늘은 쉰다고 밤새 보았다.

나이가 먹어 그런지 야한 영화는 보기가 싫고

험한 영화는 볼 용기가 없고, 로맨틱한 드라마는

재미가 없다. 해어화를, 안중근과 전도연 나오는

인어 아가씨, 마지막으로 유관순이 주인공인 영화

항거를, 일부러 뛰워가면서 보았다. 그러니까

어릴 때 열 손바닥을 쫙 펴서 눈을 가리고 전설의 고향을 보았던

기억은 지금 유관순 영화를 가만히 볼 수 없는 이유와는

사뭇 다르다.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공포에 비하면

귀신과 구미호, 천년 묵을려면 하루 남은 구렁이가

줄 수 있는 공포는 거의 애교 수준이다. 제국은 열여덟살

짜리 소녀와의 싸움에서 패한 것인데, 제국을 이긴 그 소녀

가 제국은 커녕 스스로의 소소한 감정들도 이길 줄 모르는

늙은 나를 징그러운 벌레처럼 느껴지게 한다. 일본은 소녀를

죽일수는 있어도 이길수는 없었던 것 같다. 경제를 좋아지게

하겠다며 일본의 대학에서 그 때의 일본에 감사한다는 논조의

연설을 했던 현재의 대통령은 어리석은 아집이라고 부를 것 같은

승리다. 지금은 열여덟살 아이들은 유관순이 열손가락 다 뽑혔던

손톱에 네일아트를 하고 반짝이들을 붙이며, 생리통만 조금 심해도

조퇴를 하고, 일본 만화 주인공 흉내를 낸다. 그날 그 소녀의 소원이

지극에 닿아 누릴 수 있는 평화들이 부끄럽기도 하다. 

그녀의 지독은 지금 우리 영혼의 뼈대로 남아 있다. 일본은 이미

피맛을 본 늑대다.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아시아 역사를

피로 다시 썼던 나라다. 그 맛을 기억할 것이다. 그 길 말고는

길이 없는듯 그 길을 피해가려니 날개도 없었던듯이 추락하고

있는 맹금류와 같다. 그들이 반성하지 않는 것은 반성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신념 때문이다. 반성을 한 일은 다시 되풀이 하지

않지만, 삼백안을 부릅 뜨고 반성 할 수 없었던 일은 다시 되풀이

한다. 우리는 다시 큰 판세를 들먹이며 일본과 손을 잡는 일이

큰 판세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일이라고 떠들어대고 있다. 언제

어느 때고 충심을 다해서 힘 있는 나라의 꼬봉 노릇을 하는 것 말고는

나라를 지키는 방법을 이들 정권은 배우거나 실천 해본 적이 없다.

큰 판세나 작은 판세나 우리의 입장에서 우리의 실리에 맞게 처신하는

것이 그 판세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드는데 가장 가까운 길일 것이다.

그 꽃잎 같은 어린 소녀의 생손톱을 모조리 뽑고, 자궁을 파열 시켜서

그 시퍼런 원혼으로 뒤집은 판세가 해방이며 독립이다. 독립하지

않으면 죽는게 낫다는 결의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2차 대전이 끝나고

어차피 친일파 지식인들을 지도자로 영입했던 미국이 굳이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작은 반쪽짜리 나라에 대해서 신경 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공산화만 되지 않으면 되는 것이지 패망 일본의 일부여도

미국은 상관 없었을 것이다. 꽃잎 같은 여리고 작은 소녀는 일본을 이겼는데

나라는 아직도 온전하게 일본을 이겨본 적이 없다. 


아침이다. 새들도 밤에는 잠을 자고 아침에는 잠을 깨나보다.

아침이 오고 낮인데, 우리의 정신과 혼은 아직도 몽유 상태인 것 같다.

나는 일본과 너무 저자세로 너무 쉽게 악수하는 대통령의 손톱 밑에

생선 가시라도 한 번 찔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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