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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다물고 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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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2회 작성일 18-08-04 15:56

본문

통신 업체에 백만원만 내면 끝이라던 큰 아이에게서 또 전화가 왔다.

다른 통신 업체에서 온 최후 통첩 때문이였다.140만원을 더 내어야

신불자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어차피 해줄 것을 좀 품위 있게 해주면

될 것을 풀약 먹은 개처럼 개거품을 물고 아이를 잡았다. 카드를 쓰려고

했으나 적금을 깨기로 했다.  삼개월 근근히 넣고, 이제 4개월, 드디어

이십만원 모자라는 삼백만원이 되나 싶었는데 그것을 깨려하니 내

마음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았다. 아이를 잘 키운 오후반 언니는

내가 독해져야 한다고 말하며 대사를 일러 주었다.

"이제는 엄마도 할만큼 했고, 이제는 니가 장기를 팔아야 한다고 해도

나는 모른다. 알아서 살아라"하고, 작은 아이 생일이라고, 아이들을

불러 마당에서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외운 대사를 외웠다.

그러나 그날 바로 체크 카드를 건내며 뒷 타이어를 갈라고 했고,

오전반 손님에게서 받은 팁 만원을 라면이라도 사 먹으라고 찔러 주었다.

대사와 지문이 전혀 다른 시나리오가 되었다. 아무래도 내 안에는

피울 독이 없는 것 같다. 괜히 징그럽다는 말만 듣는 구렁이나 멍청한

무독의 뱀 같다.

 

요즘엔 오후반 사장의 애인 아저씨와, 그곳에 날마다 혼자 술을 마시러 오는

입 비뚤어진 언지의 애인 아저씨가 술 한잔 마시면 팁을 준다.  입 비뚤어진

언니 애인이 이만원을 주었는데 "액수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하다가 슬그

머니 지폐를 쥔 손을 오무렸다. 큰 아이 얼굴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기름값이

라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나는 늘 상추가 신기 했다. 똥거름에

나는 것들을 한 잎 떼어보면 젖처럼 새하얀 진액이 흐르는 것이였다.

내 수치와 수모는 똥거름을 여과 시키는 필터 같다.  어디서 무엇을 한들

똥 거름 바닥 아니였던가? 아이에게 백 사십만원을 털어주고, 남은 칠십만원을

다시 적금으로 넣었다. 이번달 오전반 월급을 타면 칠십만원을 넣을 수 있다.

사랑으로 환전 되지 못하는 돈은 장판밑에서 썩어버린 옛날 화폐 같은 것이다.

속 상하지 말자. 상한 속에 소주를 붓고 잠시 소독을 했다.

 

마당에 숯불을 피우고 고기와 칼집을 넣은 햄과 조개를 구워 주었다.

6천원짜리 케이크에 아이의 나이만큼 촛불을 켜고 생일을 축하 해주었다.

작은 아이는 운동화를 사라며 내미는 나의 카드를 한사코 사양했다.

형에게 무시로 뜯기고 사는 엄마가 안스러웠던 모양이다.그래도 내가

해결해줄 수 있는 한도내에서 일을 내어 주어 고맙다. 놀란 자라처럼

목고개가 몸통속에 들어가고 있는 몰골을 보니 괜히 가슴만 더 아프다.

그래도 남한테 폐 끼치지 않고 엄마에게 끼쳐주어 고맙다.

 

톡톡 등을 두드리다 쓸어내려 주었다.

 

백문을 한 손짓에 담았다. 아무래도 피워지지 않는 독을 피워

모기향에 취한 모기처럼 아이를 시들려서 무엇하겠나

그래도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죽을 때까지 자신의

편이 있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 

 

이제 더위는 태양의 살의다.

인간을 멸균 하고 싶은 모양이다.

저 얇은 꽃잎들이 타지 않고 피고 있지 않은가?

입을 다물고 묵묵히 뜨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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