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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03月 20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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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5회 작성일 18-03-2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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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0320

 

 

     맑았다. 바람 꽤 불었다. 카페 문이 바람에 들쑥날쑥했다. 카페 뒷문 가에 모아둔 재활용 상자가 바람에 날아가니, 뛰어가 주어올 정도로 바람은 세차게 불었다. 직원 은 봄이 오기 싫어하는 건지 겨울이 쉽게 물러가기 힘 드는 건지 요즘 날씨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늘 부는 바람은 겨울바람처럼 차가웠다. MB는 영장실질검사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정치투쟁에 돌입하겠다는 말이다. MB는 속된 말로 완전 돈 놀이했음이 드러났다. 남북이 오늘(20) 윤상 작곡가와 북의 현송월 예술단장이 수석대표로 판문점에서 실무접촉을 열었다. 우리 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다음 달 초 두 차례 갖기로 합의했다. 한미 연합 훈련 일정이 잡혔다. 훈련 기간을 줄인다.

 

     나는 늘 아무렇게 살았다. 아무렇게 밥을 먹고 아무런 옷을 입으며 남 의식을 제대로 해보지 않고 산 사람처럼 오늘 아침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지난번 삼성생명 김 씨께서 선물한 양말을 신으며 그러한 느낌이 들었다. 골프웨어 양말이다. 양말이 다소 두툼하고 목조임이 탁월해서 구두를 신으면 따뜻하고 꽉 조이는 것 같아 아주 편했다. 부모님 보험을 넣고 받은 향수도 그렇다. 평생 향수라고는 한 번도 뿌려보지 못했다. 향수가 싫은 건 아니었지만, 향수를 살 돈이 없었다. 아니 향수에 여유를 못 가져본 나였다. 향수를 뿌렸다. 마치 내가 무슨 기업가의 어떤 사장처럼 아니면 공무원이라도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행색은 초라하기 그지없어 분에 넘치는 일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전에 선물 받은 양말과 향수를 뿌렸다. 마음은 불안했다. 경제는 늘 가름하기 힘든 일이라 마치 안개 같은 날을 맞은 것처럼 불안했다.

     오전에 출판사에 다녀왔다. 출판사 대표 누님은 이번에 작업한 책 한 권을 나에게 보였다. 올해 연세 76세로 은행 지점장을 역임했고 모 학교 이사를 거쳤다. 수필집이다. 책이 아주 잘 나왔다며 한 번 보아달라는 뜻이었다. 그러고 나서 누님은 이런 말을 했다. 다 죽고 나면 한 줌 죄로 갈 건데, 이런 게 뭐 소용 있나! 책보다 따끔한 말 한마디였다. 사람은 참 특이한 동물이다. 초야에 묻혀 조용히 지내며 사는 사람도 책을 내면 사람이 달리 보이고 그래도 책을 냈다면 개똥철학이라도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돈 써가며 굳이 이러한 일을 왜 하나 하는 생각이다. 모든 것은 이롭고 실리에 맞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 글은 누가 그랬듯이 똥 막대기다. 아무 써 잘 때기 없는 휴지다. 참 부끄러운 아침이었다.

 

     영천에서 문자가 왔다. 작년 7월경에 개업한 집이다. 개인 사정으로 내일모레까지 영업하고 그만둔다는 문자였다. 무슨 이유인지 물었다. 가게를 임대 놓았다고 했다. 당분간 쉬고 싶다는 얘기였다. 부부가 공무원 정년으로 퇴임하셨다. 실지, 카페 한다면, 돈을 얼마나 벌겠는가! 그냥 재미로 했지만, 영업은 만만치 않았다. 물론 영업에 신경을 아니 쓰고 한다지만, 역시나 경영은 여러 종류의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힘든 것이 고객과의 관계다. 다음은 재고, 재미로 하기에는 신경 쓰는 일이 한두 일이 아니다.

     오전에 커피 교육 문의를 두 통이나 받았다. 모두 젊은 사람으로 보인다. 토요 커피 문화 강좌를 안내하고 좀 더 심도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면, 평일 교육도 친절히 안내했다. 커피 인생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커피 교육 문의는 끊이지 않는다.

 

     오후에 옥곡에 커피 배송했다. 어제 주문받은 포항과 영천은 커피 택배 보냈다. 택배소 일하던 아가씨가 바뀌었다. 전에 일하던 사람은 지게차까지 모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만두었나 보다. 사장은 50대 초쯤 보이는 남자로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대체로 말랐다. 커피는 택배 상자가 작아, 전에 늘 5천 원 보내기로 서로 약속했다만, 들릴 때마다 오른 가격을 자꾸 제시한다. 전에 아가씨는 늘 알아서 척척 발행했다만, 사람이 바뀌니 또 불편하다.

     조감도에 잠시 머물렀다가 정문 출판사에 다녀왔다. 작년 한 해 썼던 글을 다시 다듬었다. 오늘 표지 작업을 했다. 표지 글을 넣기 위해 아까 카페에서 썼던 글을 스캔 받아 작업했다. 옛 문종이에 쓴 것처럼 한자를 몇 줄 넣었다. ‘鵲巢察記를 한 줄 넣고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을 그 옆에 著者와 내 이름을 넣었다.

 

     鵲巢察記 上下 鵲巢直言을 쓰다.

     鵲巢直言

 

     1738에서 1838까지의 日記. 하루도 빠짐없이 적었다. 어떤 날은 바빠 미처 펜을 들기가 어려웠던 날도 있었다. 또 어떤 날은 실업자처럼 한가해서 무엇을 적어야 할지 난감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대체로 바쁜 날이 많았는데 이는 독서도 그중 큰 역할을 했다. 하루에 무엇을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생업은 피해갈 수 없으니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했다. 한비자韓非子 주도편主道篇에 나오는 얘기다. 길은 모든 사물이 시작하는 근원이며 시비와 선악의 기준이라 했다. (道者 萬物之始, 是非之紀也) 이 말의 기원은 노자다. 노자는 도법자연道法自然이라 했다. 사람은 무엇을 본받고 길을 가야 하는가? 만물도 처음이 있고 끝이 있다. 하물며 인간은 그 처음은 어디며 그 끝은 또 어딘가! 하루를 살아도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지만, 우리는 마치 늘 주어진 시간처럼 살았다. 日記는 마음을 내보이는 일이니 한비자 주도편에 나오는 글과도 멀고 노자의 도법자연道法自然과도 괴리감乖離感이 생긴다. 어그러지다라는 뜻이다. ‘의 합성어다. 하지만, 여기서 천은 일천 천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을 묘사한다. 양의 뿔이 서로 등을 지고 북으로 어그러진 모습이다. 양처럼 한 해를 보냈다. 시간에 대한 순종이며 뜻하는 바와 어긋난 삶이었다. 나는 내 삶에 좀 더 성실하지 못한 것에 죄인이며 부끄럽다. 그러나 이 日記가 언젠가 아들에게 읽히리라 믿는다.

     이 책은 정문기획사에 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이다. 아까운 시간을 쪼개 값지게 묶은 정문기획사 대표 석 지현님께 지면으로나마 감사드린다.

20180320

鵲巢 이호걸 씀

임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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