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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나 다름없는 삶 / 최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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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명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67회 작성일 16-10-04 08:59

본문


잡초나 다름없는 삶
솔거 최명운


한 달여 만에 찾은 들깨밭
들깨는 잡초에 눌려 맨 꼭대기
순만 숨이 가쁘게 내밀고 ...
산소 부족한 물고기가 입만 내놓고
뻐끔거리듯 애달픈 구조를 바라는듯하다 


어쩔 수 없다
뱀도 기어 갈 수 없고
개구리도 바랭이 동방산이 잡초 속에서
뛸 수 없도록 우거진
야성의 풀숲이 되어버린 밭떼기
과연 잡초답다
어떤 식물들이 저 정도 우거질 수 있을까 


바늘 하나 꼽을 수 없이
빽빽하게 가득 찬 야성
결국 들깨의 죄어 매는 잡초를
회전하는 날카로운 칼날로
벨 수밖에
빽빽하게 가득 찬 잡초 속에서
회전하는 칼날에 들깨만 구할 수 없어
결국 포기를 선택했다 


얻고자 하는 들깨도 포기하고
씨가 여물기 시작한 찹초의
끈질긴 생도 자를 수밖에
다행히 따가운 뙤약볕은 구름에 가려
시원했지만 잡초 베는 종일
오랜 세월 지구에서 존재를 과시했던
모기의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등 뒤에서 후끈후끈 열을 내며
돌아가는 포사이클 엔진
풀베는 기계 회전하며 떨리는 진동
들깨를 포기하고
가을 채소 선택해야 하는 혹독한
몸살을 앓아야 했다
그래도 건질 수 있는 것은 건져야 한다
 

둘깨 순만 거둔 아내의 솜씨
그날 저녁 젓갈 매실청이 들어간 맛있는
쪼짭롬한 장아찌 만들어지고
잡곡밥 한 그릇 거뜬히 먹어치웠다
주고받는 것인가
죽고 사는 것인가
아니다
모자라도 후회해도 그냥 사는 방식이다.


이 글을 쓴지 한 달여 지난 추억이 되었구나!

201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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