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와 사과 > 함께 읽는 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함께 읽는 글

  • HOME
  • 지혜의 향기
  • 함께 읽는 글

(운영자 : 김용호)

   ☞ 舊. 함께 읽는 글

 

★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 구절, 선인의 지혜로운 글 등을 올리는 곳입니다 
시나 영상시, 시감상문, 본인의 자작글은 다른 게시판(창작시, 영상시란, 내가읽은시 등)을 이용해주세요

☆ 저작권 위배소지가 있는 음악 및 이미지는 올릴 수 없습니다


간호사와 사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97회 작성일 16-03-29 08:02

본문

간호사와 사과




암(癌) 병동에서 야간 근무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새벽 다섯 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 벨이 울렸습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하고 호출기로 물었으나 대답이 없었습니다.
나는 환자에게 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습니다.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된 입원 환자였습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황급히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 한 개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깎아 주세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 달라니, 맥이 쫙 풀렸습니다.
 
그의 옆에선 그를 간병하던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깎아 줘요..."

나는 다른 환자들이 깰까봐 얼른 사과를 대충 대충 깎았습니다.

그는 내가 사과 깎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 보더니
이번에는 먹기 좋게 잘라 달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귀찮고 마땅찮은 표정으로 사과를 반으로 뚝 잘랐습니다.
그러자 예쁘게 좀 깎아 달라고 말합니다.
할 일도 많은데 이런 것까지 요구하는 환자가 참 못 마땅했지만,
사과를 대충 잘라 주었습니다.
사과의 모양새를 보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쉬워 하는 그를 두고 나는 서둘러 병실을 나왔습니다.
 
얼마 후, 그 환자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며칠 뒤 삼일장을 치른
그의 아내가 수척한 모습으로 저를 찾아 왔습니다.
"간호사님, 사실 그 날 새벽에 사과 깎아 주셨을 때 저도 깨어 있었습니다.
그날이 저희들 결혼기념일 이었는데
아침에 남편이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깎은 사과를 담은 접시를 주더군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는데...
남편은 손에 힘이 없어 깎아 줄 수가 없어서
간호사님에게 부탁했었던 거랍니다.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던 남편의 그 마음을 지켜 주고 싶어서,
간호사님이 바쁜 거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누워 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그 날 사과 깎아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이 말을 들은 나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나는 그 새벽, 그 가슴 아픈 사랑 앞에
얼마나 무심하고 어리석었던가.
한 평 남짓한 공간이 세상의 전부였던 환자와 보호자
그들의 고된 삶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옹색한 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녀가 울고 있는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말했습니다.
남편이 마지막 선물을 하고 떠나게 해 줘서 고마웠다고,
그것으로 충분했노라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처한 상황이나 생각을 헤아리지 못하고,
나의 생각대로 판단하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살아가면서 매사에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보는 배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배려(配慮)는 짝’배’, 생각’려’를 합친 단어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산 비탈의 바위와 흙과 이끼와 물과 나무도


서로 배려하면서 공존하고 살고있듯이...


댓글목록

Total 13,531건 238 페이지
함께 읽는 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681 竹 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 04-04
1680 무상심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3 04-03
1679 아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04-03
167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3 04-03
167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04-03
1676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7 04-03
1675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5 04-03
1674 竹 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8 04-03
1673 술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04-03
1672 아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5 04-02
167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8 04-02
167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04-02
1669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0 04-02
1668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4 04-02
1667 무상심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04-02
1666 竹 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4 04-02
1665 아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9 04-01
1664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5 04-01
1663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7 04-01
1662 술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2 04-01
1661 竹 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1 04-01
166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7 04-01
1659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8 04-01
1658 아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1 03-31
1657
나눔의 기쁨 댓글+ 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0 03-31
1656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2 03-31
1655 아기참새찌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7 03-31
1654 아기참새찌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9 03-31
1653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6 03-31
1652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3-31
1651 술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2 03-31
1650 竹 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 03-31
1649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7 03-30
164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4 03-30
1647 아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8 03-30
1646 무상심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7 03-30
1645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4 03-30
1644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2 03-30
1643 술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6 03-30
1642 竹 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6 03-30
1641 아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3-29
1640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3-29
열람중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03-29
1638 竹 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6 03-29
163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2 03-29
1636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2 03-29
1635 아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5 03-28
163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3 03-28
163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5 03-28
1632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03-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