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그림자 > 함께 읽는 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함께 읽는 글

  • HOME
  • 지혜의 향기
  • 함께 읽는 글

(운영자 : 김용호)

   ☞ 舊. 함께 읽는 글

 

★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 구절, 선인의 지혜로운 글 등을 올리는 곳입니다 
시나 영상시, 시감상문, 본인의 자작글은 다른 게시판(창작시, 영상시란, 내가읽은시 등)을 이용해주세요

☆ 저작권 위배소지가 있는 음악 및 이미지는 올릴 수 없습니다


칼 그림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0회 작성일 23-04-29 16:31

본문


칼 그림자

이 글은 일월산 황씨부인의 전설적인 이야기입니다.

13살 어린 새신랑이 장가가서 신부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되었다.

왁자지껄하던 손님들도 모두 떠나고 신방에 신랑과 신부만 남았는데

다섯 살 위 신부가 따라주는 합환주를 마시고 어린 신랑은 촛불을 껐다.

신부의 옷고름을 풀어주어야 할 새신랑은 돌아앉아
우두커니 창만 바라보고 있었다.

보름달 빛이 교교히 창을 하얗게 물들인 고요한 삼경에
신부의 침 삼키는 소리가 적막을 깨뜨렸다.

바로 그때 ‘서걱서걱’ 창밖에서 음산한 소리가 나더니 달빛
머금은 창에 칼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갔다.

어린 새신랑은 온몸에 소름이 돋고 아래위 이빨은 딱딱 부딪쳤다.
할머니한테 들었던 옛날 얘기가 생각났다.

첫날밤에 나이 든 신부의 간부인 중놈이 다락에서 튀어나와~
어린 신랑을 칼로 찔러 죽여 뒷간에 빠뜨렸다는 얘기!

“시, 시, 신부는 빠, 빠, 빨리 부, 부, 불을 켜시오.”

신부가 불을 켜자 어린 신랑은 사시나무 떨듯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신부집은 발칵 뒤집혔다. 꿀물을 타온다, 우황
청심환을 가지고 온다. 부산을 떠는데


새신랑은 자기가 데리고 온 하 억쇠를 불렀다.
행랑방에서 신부 집 청지기와 함께 자던 억쇠가 불려왔다.

어느덧 동이 트자 새신랑은 억쇠가 고삐 잡은 당나귀를 타고
한걸음에 30리 밖 자기 집으로 가버렸다.

새신랑은 두 번 다시 신부집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춘하추동이 스무 번이나 바뀌며 세월은 속절없이 흘렀다.

그때 그 새신랑은 급제를 해서 벼슬길에 올랐고
새장가를 가서 아들딸에 손주까지 두고 옛일은 까마득히
망각의 강에 흘러 보내버렸다.

어느 가을날 친구의 초청을 받아 그 집에서 푸짐한 술상(床)을 받았다.
송이산적에 잘 익은 청주가 나왔다.

두 사람은 당시를 읊으며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오갔다.

그 날도 휘영청 달이 밝아 창호가 하얗게 달빛에 물들었는데
그때 ‘서걱서걱’ 20년 전 첫날밤 신방에서 들었던 그 소리,
그리고 창호지에 어른거리는 칼 그림자!

그는 들고 있던 청주 잔을 떨어뜨리며~
“저 소리, 저 그림자.” 하고 벌벌 떨었다.

친구가 껄껄 웃으며~ “이 사람아. 저 소리는 대나무 잎 스치는
소리고 저것은 대나무 잎 그림자야.”

그는 얼어붙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맞아 바로 저 소리, 저 그림자였어. 그때 신방 밖에도 대나무가 있었지.”

그는 실성한 사람처럼 친구 집을 나와 하인을 앞세워 밤새도록 나귀를 타고
삼경(三更)녘에야 20년 전 처가에 다다랐다.

새 신부는 뒤뜰 별당 채에서 그때까지 잠 못 들고
희미한 호롱불 아래서 물레를 돌리고 있었다.

그는 문을 열고 “부인~!!!” 하고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새 신부는 물레만 돌리며……“세월(이 많이도 흘렀습니다.”

그는 땅을 치며 회한의 눈물을 쏟았지만……
세월을 엮어 물레만 돌리는 새 신부의 주름살은 펼 수가 없었다.

선비는 물레를 돌리고 있는 부인의 손을 잡고 한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고요한 적막을 깨고 부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서방님 어찌된 영문인지 연유나 말씀을 좀 해 주시지요."

"나는 소박(疏薄)맞은 여인으로 죄인아닌 죄인으로 20연을
영문(도 모르는 채 이렇게 살아 왔습니다."

더 이상 눈물도 말라버린 선비는

"부인정말 미안하오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가 있겠소." 그 때 첫날밤의 일을
소상히 이야기를 하고 용서를 구하였다.

새벽닭이 울고 먼동이 떠오를 즈음에 이윽고
부인은 말문을 열었다.

낭군님은 이미 새 부인과 자식(들이 있으니 이를 어찌하겠습니까?
어서 본가로 돌아가십시요

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선비는 부인의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말하였다.

부인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이제 내가 당신의 기나긴 세월을 보상하리다.

선비는 뜬눈으로 밤새고 그 길로 하인을 불러 본가로 돌아와
아내에게 20연 전의 첫날밤 이야기를 소상히 말하였다.

선비의 말을 끝까지 들은 부인은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말을 이었다.

"서방님 당장 모시고 오세요.
정실 부인이 20연 전에 있었으니 저는 앞으로 첩(妾)으로 살겠습니다.
그러나 자식들은 본처의 자식으로 올려 주십시오."

그 말에 하염없는 눈물만 흘리는 선비 이윽고 말을 이었다.

"부인 내가 그리 하리다.
그러나 부인의 그 고운 심성을 죽을 때까지 절대잊지 않겠소이다."

선비는 다음날 날이 밝자 하인들을 불러 꽃 장식으로 된 가마와
꽃신과 비단옷을 가득 실어 본처를 하루빨리 모셔오도록 명하였다.

며칠 뒤 이윽고 꽃가마와 부인이 도착하자 선비의 아내가
비단길을 만들어놓고 정중히 큰절을 올리고 안방으로 모시고는
자식들을 불러 놓고 "앞으로 여기에 계시는 분이
이제부터 너의 어머님이시니 큰절을 올려라"고 하니

자식들은 그간에 어머님으로부터 자초지종 얘기를
들은 지라 큰절을 올리며 "어머님 이제부터 저희들이 어머님을
정성껏 모시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그 이후 어진 아내의 내조와 착한 자식들의 과거급제
과거급제로 자손 대대로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3,531건 65 페이지
함께 읽는 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0331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5-07
10330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8 05-06
10329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05-06
10328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5-06
10327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5-05
1032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7 05-05
10325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05-04
10324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 05-04
10323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05-03
10322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5-03
10321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05-02
10320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5-02
10319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05-01
10318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5-01
10317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05-01
1031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4-30
10315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4-29
1031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4-29
열람중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4-29
10312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04-29
10311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04-29
1031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2 04-28
10309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9 04-28
1030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4-28
10307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4-28
1030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4-28
10305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04-27
10304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4-27
1030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04-26
10302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4-26
1030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 04-26
10300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 04-26
10299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04-26
1029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4 04-25
1029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4-25
10296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04-25
10295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4-25
10294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4-25
10293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04-24
10292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04-24
10291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4-24
1029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4-23
10289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4-23
1028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04-23
10287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 04-23
1028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4-22
10285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04-22
10284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4-21
10283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04-21
10282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4-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