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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門) / 작가 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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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무상심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2회 작성일 23-02-12 16:55

본문


문(門) / 작가 임보

이 세상에 온 이들은 언젠가

저 세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 세상으로 들어올 때는

누구나 육신의 문을 통해 왔지만

저 세상으로 떠나갈 때는

한결같지 않다

흙의 문을 비집고 더디 지하로 빠져나가기도 하고

불의 문을 열고 황급히 천공으로 날아가기도 한다

바람의 문을 통하는 이도 있고,

물의 문을 이용하는 이도 있다

티베트의 어느 고원에서는

새의 몸에 실려 떠가기도 하고

남미의 어느 초원에서는

수목의 뿌리를 타고 스며들기도 한다

토장(土葬) 화장(火葬)

풍장(風葬) 수장(水葬)

조장(鳥葬) 임장(林葬)

밀고 나가는 문들은 다 다르지만

그들이 장차 돌아가는 곳은 같다

우주의 바다

허공

별들을 빛나게 하는

거대한 어둠의 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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